한화 내야 유망주 강경학(23)이 깜짝 3루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아쉬운 판정으로 아웃됐지만 과감한 홈 쇄도도 돋보였다.
강경학은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빗속의 혈투를 가른 결승타를 작렬시켰다. 4-4 동점으로 맞선 9회 1사 1루, 강경학은 삼성 특급 셋업맨 안지만의 초구 슬라이더를 밀어 쳐 좌중간 가르는 1타점 3루타로 장식했다. 승부를 가른 결승타로 안지만의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두른 것이 통했다.
강경학의 스타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강경학은 지난해 8월1일 대전 두산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만들며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베테랑 구원 정재훈을 상대로 과감한 스윙으로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날의 3루타도 그에 못지않은 임팩트가 있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베이스러닝이었다. 3루타로 균형을 깨뜨린 강경학은 계속된 9회 1사 3루에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김회성의 3루 땅볼 순간에 스타트를 끊었고,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홈으로 쇄도했다. 김회성의 땅볼 타구가 원바운드된 순간 빠른 발과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들었다.
비록 삼성 포수 진갑용의 블로킹에 막혀 아웃됐고, 합의판정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볼 때 진갑용의 태그를 피해 강경학의 오른발이 먼저 들어왔다고 봐도 무방했다. 다소 아쉬운 판정으로 빛을 잃었지만 강경학 특유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강경학은 지난달 9일 대전 LG전에서도 재치 번득한 베이스러닝으로 끝내기 득점 주자가 된 바 있다. 당시 9회 1사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강경학은 주현상의 희생번트 때 2루를 뛰어간 뒤 순간적으로 비어버린 3루를 노렸다. LG 수비가 당황한 나머지 악송구를 범하자 그대로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어왔다.
도루 숫자는 1개이지만 이처럼 베이스러닝 자체가 공격적이고 뛰어나다. 강경학은 "(김성근) 감독님도 그렇고, (김광수) 수석코치님께서도 연습 때부터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 속에서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 죽고 사는 것을 떠나 몸에 배었다. 판단을 하면 과감하게 움직인다"며 "그동안 우리 주루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한 베이스 더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학은 올해 주로 백업멤버로 나오며 27경기 타율 2할4푼6리 14안타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정근우 대신 2루수로 뛰었고, 최근에는 백업 유격수로 나오고 있다. 그는 "초반에 2루수를 본 뒤로 야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나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타격은 아직 한참 멀었다. 앞으로 계속 끌어올려야 한다"고 향상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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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