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마운드의 최대 기대주 서진용(23)이 감격적인 데뷔 후 첫 1군 등판을 가졌다. 비록 실점은 했지만 첫 등판에서 잘 알려진 대로 빠른 공을 당차게 던지며 향후 SK 마운드의 전력화 가능성을 높였다.
서진용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6회 SK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8일 진해수를 대신해 1군에 등록됐던 서진용의 첫 등판이었다.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SK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서진용은 경남고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전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싱싱한 어깨에 큰 기대가 몰렸던 선수다. SK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장기적인 전력으로 분류하며 공을 들여왔다. 상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운 서진용은 지난해 9월 제대한 뒤 김용희 SK 감독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미 2군 감독 시절 서진용과 함께 해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부터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까지 서진용을 모두 합류시키며 공을 들였다. 비록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올 시즌 출발은 늦었지만 이날 비교적 빡빡한 상황에서 첫 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홈런 한 방이 아쉽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평생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었다.
첫 타자인 최재훈에게 빠른 공 세 개를 연거푸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49㎞짜리 빠른 공에 최재훈의 배트가 밀렸다. 최주환은 2구째 포크볼(132㎞)을 이용해 힘없는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김재호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2루타를 맞았으나 민병헌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빠른 공과 짝을 이루는 포크볼이 재미를 봤다. 최고 구속은 김재호 타석 때 기록한 151㎞(SK 전력 분석 기준)였다.
예상과는 다르게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선두 정수빈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두산의 중심타자들인 김현수와 홍성흔을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홈런 하나를 포함, 2안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던 김현수를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했고 홍성흔은 132㎞ 포크볼로 돌려세웠다.
비록 오재원에게 던진 146㎞ 빠른 공이 높게 몰리며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2점 홈런을 맞고 실점해 이날 등판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그러나 투구를 지켜본 팬들에게는 뭔가 말할 수 없는 희망을 남겼을 법한 한 판이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공격적인 승부로 1군 데뷔 선수답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서진용은 경기 후 "첫 등판이라서 설레고 긴장됐는데 던지면서 적응했다"라면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공을 던지지 못해 아쉬웠다. 홈런을 맞으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해 홈런은 개의치 않는다. 두산 타자들이 강타자들이 많아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내 공을 믿고 던졌다. 다음 등판에는 좀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아쉬움과 각오를 동시에 밝혔다.
김용희 감독은 서진용에 대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SK는 전유수 문광은 정우람 윤길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요원들이 비교적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이끌어가고 있어 당장 서진용이 중책을 떠안을 필요는 없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내 목표는 SK의 마무리”라는 꿈을 꾸고 있는 서진용이 베일을 벗으며 본격적인 시즌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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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