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한화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4회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면서 "그 때문에 오늘 팔순 모친께 혼났다"고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류중일 감독은 전날 1-1로 맞선 4회 1사 만루서 이지영 대신 우동균을 대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우동균은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한화에 4-5로 무릎을 꿇었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가족들과 식사를 했던 류중일 감독은 "오랜만에 어머니 댁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이지영이 방망이 잘 치는데 왜 바꿨냐'고 하시더라.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류중일 감독은 "늘 하는 말이지만 야구는 확률 싸움"이라며 "벤치에서는 우동균이 희생 플라이 하나 치지 않겠냐고 기대했었다. 그런데 결과가 그렇게 나오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아쉬워 하시던지"라고 말을 흐렸다.
그래서 일까. 이지영은 이날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류중일 감독을 향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이지영은 0-0으로 맞선 2회 박석민과 이승엽의 연속 볼넷에 이어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3루서 좌전 안타를 때렸다. 박석민은 여유있게 홈인. 그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전날 교체의 아쉬움을 분풀이하는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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