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수원 삼성을 물리치고 FA컵 16강에 진출했다.
노상래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32강 수원과 원정경기에서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0-2로 지다가 2-2를 만든 후 연장전에서 1골씩을 더 주고 받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최근 1무 1패로 부진했던 전남은 FA컵 16강 진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한 전남은 오는 16일 FC 서울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승부차기서 기선을 제압한 쪽은 전남이었다. 수원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서 첫 번째 키커 카이오의 슈팅을 골키퍼 김병지가 완벽하게 막았다. 반면 전남은 첫 번째 키커 레안드리뉴의 슈팅이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두 번째 키커에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수원의 서정진이 성공시킨 반면 전남의 이지남의 발을 떠난 슈팅을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승부는 네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수원 이상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전남은 오르샤가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전남은 마지막 키커 안용우가 킥을 성공시키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수원과 전남은 경기 초반 전혀 다른 운영 방식을 보였다. 수원은 수비라인을 끌어 올려 매우 공격적으로 운영했고, 전남은 수원보다는 수비적인 운영을 펼치며 역습으로 대응했다. 두 팀이 같은 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는 점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은 수원과 전북이 원하는대로 흘렀다. 수원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 지속적으로 전남 골문을 두들겼다. 중거리슛도 아끼지 않았다. 전반 4분에는 염기훈이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전남은 전반 23분 빠른 역습으로 오르샤가 수원의 박스까지 올라가 슈팅을 시도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던 양 팀 중 먼저 웃은 쪽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지속적인 공격을 선보인 끝에 골을 만들었다. 전반 26분 레오의 슈팅으로 코너킥을 만든 수원은 이어진 상황에서 염기훈의 크로스를 정대세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전남의 골문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전남은 설상가상 실점 장면에서 중앙 수비수 방대종이 부상을 당했다. 방대종이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전남은 전반 36분 이지남을 대신 투입해 중앙 수비진을 꾸려야 했다.
선제골로 탄력을 받은 수원은 더욱 거세게 전남을 몰아붙였다. 후반 12분 레오를 빼고 카이오를 투입했다. 전남이 공격적인 운영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수원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후반 14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정대세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수원은 후반 17분 염기훈의 교체 사인을 냈다. 염기훈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이상호를 투입해 체력을 아끼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선수 교체 사인은 흔들림을 만들었다. 전남은 수원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남은 염기훈의 교체 사인이 내려진 직후 오르샤가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전남은 후반 26분 최효진 대신 안용우를 투입했다. 수비수를 줄이고 공격수의 숫자를 늘려 공격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수원은 후반 33분 권창훈 대신 조지훈을 투입해 수비를 좀 더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과 다른 운영 방식이었다. 전남은 완전히 공격적으로 바뀌었고, 수원은 전남의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특히 활기가 넘치는 안용우는 수원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다. 안용우의 노력은 후반 42분 빛을 봤다. 안용우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연장전에 접어든 수원과 전남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양 팀 모두 공격적인 운영을 펼쳐야 했다.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연장 전반 11분 박스 오른쪽까지 올라온 오범석이 크로스를 올려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상호가 헤딩슛으로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남은 당황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들어 중앙 수비수 임종은을 최전방으로 끌어 올리는 과감한 수를 동원해 동점골을 노렸다. 전남의 승부수는 그대로 적중했다. 연장 후반 2분 레안드리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임종은은 아크 왼쪽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서 16강 진출팀을 가려야 했다. 승부차기에서 웃은 쪽은 전남이었다. 전남은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과 수원의 실축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 13일 전적
▲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3 (1-0 1-2 1-0 0-1 3PSO4) 3 전남 드래곤즈
△ 득점 = 전27 정대세 후14 정대세 연전11 이상호(이상 수원) 후17 오르샤 후42 안용우 연후2 임종은(이상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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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