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경기만 놓고 본다면 정답과 오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전남 드래곤즈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공격축구는 정답이었고, 수비축구는 오답이었다.
노상래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32강 수원과 원정경기에서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0-2로 지다가 2-2를 만든 후 연장전에서 1골씩을 더 주고 받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경기 초반 수원과 전남은 확연하게 다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수원은 수비라인을 끌어 올려 전남보다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톱 정대세와 레오의 적극성은 전남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공격적인 운영은 수비적인 운영보다 많은 기회를 잡는 것이 당연했다.. 수원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7분과 후반 14분 염기훈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은 정대세가 각각 머리와 발로 슈팅을 시도해 전남의 골문을 흔들었다.
2골을 허용한 전남은 더 이상 수비적인 운영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전반 36분 방대종이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돼 이지남을 투입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전환을 한 전남은 보다 많은 슈팅 기회를 잡았다. 날카로운 슈팅이 늘어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득점포도 나왔다. 후반 17분 오르샤가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중거리포는 그대로 수원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의 흐름을 잡은 전남은 후반 26분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 최효진을 빼고 공격수 안용우를 투입한 것. 전남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 이지민을 측면 수비수로 돌리고, 그 자리에 안용우를 넣어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반면 수원은 후반 33분 권창훈을 빼고 조지훈을 넣어 수비를 보강했다.

양 팀의 경기 운영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리드를 하고 있는 수원은 그대로 경기를 마치기 위해 수비적인 축구를 펼쳤고, 패배 위기에 몰린 전남은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바뀐 운영 방식은 경기 결과도 바꿨다. 남은 시간 동안 지키려는 수원에 전남이 동점골로 일격을 가했다.
전남은 지속적인 공격으로 문전 혼전을 잇달아 만들었다. 결국 후반 42분 안용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전남의 공격적인 운영과 안용우의 침착한 마무리가 만든 귀중한 동점골이었다.
공격 축구는 연장전에 양 팀에 한 번씩 짜릿함을 안겼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돌아선 수원은 연장 전반 11분 이상호가 헤딩슛으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남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중앙 수비수 임종은을 전방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로 연장 후반 2분 동점을 기록했다.
물론 경기는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아 승부차기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만큼은 수비적인 운영이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수원과 전남 모두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때 경기를 지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수비적인 운영을 하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돌아선 노 감독은 "수비적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부족한 부분을 준비해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앞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족함이 있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남의 변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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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