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469구’ 니퍼트, 에이스의 한계는 어디인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14 06: 19

절대적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 두산 베어스)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니퍼트는 지난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했다.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한 니퍼트는 팀의 5-2 승리 속에 시즌 3승(무패)째를 올렸다. 시즌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다시 규정이닝에 진입했고, 평균자책점(2.39)은 리그 2위다.
3승 과정은 투혼 그 자체였다. 경기 중반까지 투구 수가 적은 편이 아니었다. 특히 4회말 박재상 한 명을 상대하면서 공 11개를 던졌다. 그럼에도 니퍼트는 투구 수가 100개를 훨씬 넘은 시점에도 물러날 생각을 않고 6이닝을 채웠다. 119번째 공을 던진 뒤였다.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4월 23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5실점해 패전 위기에 몰렸음에도 한 이닝을 더 던지겠다고 자청하며 116구로 7이닝을 버텨 7-5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4월 30일 잠실 kt전에서는 118개의 공으로 8이닝 1실점했고, 6일 잠실 LG전에서도 116개를 던지면서 6⅔이닝 2실점(1자책)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니퍼트는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으며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4경기 연속 최소 116개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 4경기에 던진 공은 총 469개에 달한다. 경기 당 117.25개로 리그 평균(90.3개)보다 27개 정도 많다.
이러한 투혼이 있어 니퍼트는 골반 통증 때문에 개막 엔트리에서 빠지고 보름가량 늦게 1군에 들어오고도 빠르게 이닝을 소화하며 규정이닝을 채울 수 있었다. 투구 수를 80개 수준으로 제한했던 첫 경기(4월 10일 잠실 LG전)를 제외하면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책임진 니퍼트다.
니퍼트는 평소 말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목표를 물어도 항상 다음 경기에만 집중할 뿐이라는 다소 재미없는 말만 한다. 대신 마운드 위에서 공으로 말한다. 이번 등판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말을 마운드 위에서 119차례나 외쳤다. 니퍼트가 던진 것은 공이 아닌 에이스의 책임감이었다.
지금의 로테이션이 유지되면 다음 등판은 19일 잠실 삼성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김 감독은 니퍼트를 삼성전에 표적등판 시킬 수 있었음에도 의도적인 로테이션 변경 없이 운영했다. 12일에 비가 오지 않았다면 니퍼트는 17일 광주 KIA전 등판이 예상됐다. 하지만 순리대로 가자 역으로 삼성전 출전 기회가 왔다. 만나는 시점까지 두 팀이 1, 2위에 있다면 잠실에서 삼성을 맞아 니퍼트의 손으로 1위를 탈환하거나 지키는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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