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나름대로의 사정 때문에 힘들었지만 5월 활약상은 ‘강추’다. 미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야구를 대표하고 있는 두 야수가 화려한 5월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추신수(33, 텍사스)는 완전히 타격감을 되찾았고 강정호(28, 피츠버그)는 예상보다 일찍 주전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추신수와 강정호는 제각기 힘든 4월을 보냈다. 추신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최악의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4월 타율이 1할도 안 됐다. MLB 최하위로 처지는 수모도 맛봤다. 강정호는 좀처럼 출장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기존 주전선수들을 먼저 활용하는 감독의 결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었지만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5월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말 그대로 봄이 왔다.
5월 들어 추신수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가 됐다. 거짓말처럼 5월이 시작하자마자 안타 행진을 시작했다. 장타를 펑펑 터뜨리며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연속 경기 안타 기록으로서는 리그 2위 기록이자, 아메리칸리그 1위 기록이다. 추신수의 타격감이 얼마나 뜨거운지 잘 알 수 있는 좋은 증명 사례다.

추신수는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5월 12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3할7푼5리를 기록 중이다. 3개의 홈런, 8개의 2루타를 때려내는 등 장타율은 무려 6할6푼7리에 이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42다. 이런 맹활약 속에 타율도 어느덧 2할1푼4리까지 올랐다.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타율이 1할2푼이나 뛴 셈이다. 한 번 감을 살린 만큼 앞으로 쭉 치고 나가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강정호는 5월 들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4월 13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를 기록했던 강정호는 5월 9경기에서는 타율 3할4푼5리, 출루율 4할6리, 장타율 6할2푼1리, OPS 1.027을 기록 중이다. 2개의 홈런도 때려냈다. 기존 팀 내 주전들(조시 해리슨, 조디 머서)보다 더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며 완벽한 주전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지역 언론들도, 심지어 구단 관계자들의 예상보다 빠른 적응세다.
특히 선발 출장시 성적이 좋다는 점이 어필을 하고 있다. 강정호는 선발로 나선 13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OPS 0.957로 교체 출전시(타율 1할1푼1리, OPS 0.311)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전체 홈런(2홈런)과 타점(9타점)도 모두 선발 출장시 터졌다. 여기에 우려를 모았던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현지의 시선을 확 바꿔놓고 있다. 이제 강정호 없는 피츠버그의 내야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달라진 입지를 실감 중이다.
두 선수의 5월 성적은 MLB 전체를 놓고 봐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5월 들어 25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OPS가 1.000을 넘는 선수는 총 35명에 불과하다. 팀마다 1명 정도다. 여기에 추신수와 강정호는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직 5월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위한 발판을 만든 한 달로 기억될 수 있을 전망이다. 강추 듀오의 5월 활약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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