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기상천외 수비 시프트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도 KIA의 수비 시프트에 관심을 갖고 조명했다.
MLB.com의 '컷4' 코너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KBO리그 경기에서 나온 시프트를 14일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컷4 코너에서 한국야구의 재미있는 영상을 가끔 다뤄왔는데 수비 시프트 장면을 소개한 건 처음이다.
이날 KIA는 5-5 동점으로 맞선 9회초 2사 2·3루 위기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프트를 들고 나왔다. kt 김상현 타석에서 KIA 김기태 감독이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쪽으로 보내는 시프트를 지시한 것이다. 김상현에게 고의4구를 지시한 상황이었지만 투수 심동섭의 제구가 불안한 탓에 혹시 모를 폭투 상황을 대비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MLB.com을 통해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도 전달됐다. MLB.com은 지난해 9월1일 LA 다저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선보인 1~2루 사이에 4명의 수비수들을 배치해 벽을 만든 영상을 먼저 보여주며 '우리는 이전에 봤던 다저스의 크레이지 내야 시프트를 기억하는가?'라며 KIA의 시프트를 소개했다.
MLB.com은 'KBO KIA-kt전에서 정말 혁신적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3루수가 포수 뒤로 간 것이다. 이것이 내야를 크게 비워두는 것보다 어떤 이익을 주는지 알 수 없다. 타이거즈의 전략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며 '아마도 타자 뒤에서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3루수를 파울지역에 둬 타자가 크리켓을 하는 것처럼 혼란을 주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이어 MLB.com은 '불행하게도 심판이 허락하지 않아 KIA의 시프트가 어떻게 됐을지는 알 수 없었다'며 실행에는 옮겨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야구규칙 4.03에 따르면 '경기 시작 때 또는 경기 중 볼 인플레이가 될 때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 안에 있어야 한다'고 되어있다. 이범호의 위치는 파울지역이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는 시프트였다.
미국 '블리처리포트'에서도 KIA의 시프트를 소개하며 '한국의 팀이 홈플레이트 뒤에 야수를 세워두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하려다 심판으로부터 불허당했다. 메이저리그 룰처럼 KBO 룰에서도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에 있어야 한다'며 '구심이 이를 말렸고, 타이거즈 선수는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야구 역사상 가장 말도 안 되는 시프트가 어긋났다'고 평했다.
이날 경기 후 KIA 김기태 감독은 수비 시프트와 관련 "혹시라도 모를 폭투를 대비하려 했다. 한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비를 하려고 세웠던 것"이라고 밝혔다. 룰을 제대로 숙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인정했다.
waw@osen.co.kr

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