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뒷문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kt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말 김민우에게 끝내기 스리런포를 맞으며 8-9로 역전패를 당했다. 1회부터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주도하는 kt였지만, 끝내 불펜 싸움에서 패했다.
kt는 전날(12일) 경기에서 1안타 2득점에 그치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7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이상을 해주며 활약했지만, 1안타를 친 타선으로 인해 승리할 수 없었다. 지난주 6경기서 팀 타율 3할2푼을 기록한 팀답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13일 경기에선 다른 모습을 보였다. 1회말 하준호의 적시타와 김상현의 투런포로 인해 3점의 리드를 안고 시작했다. 이후 공방전을 펼치며 kt는 6회초까지 4-2로 앞섰다. 확실한 필승조가 있다면 2~3이닝 정도를 확실히 막아줄 수 있었다. 하지만 kt는 6회말 앤디 시스코가 선두타자 브렛 필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최희섭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최희섭이 우익수 하준호의 정확한 송구로 아웃됐지만, KIA는 1사 3루서 이범호가 바뀐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1점을 쫓아갔다. 이어 김민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동점을 만들었고, 2사 2루서 김호령이 배우열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려 5-4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시스코, 고영표, 배우열을 차례로 올렸지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kt는 7회초 1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5-5로 끌고갔다. 팽팽히 맞선 8회말, kt는 필승 카드 장시환을 등판시켰다. 장시환은 150km의 빠른 공을 활용해 8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9회에는 첫 타자 이홍구에 중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김호령이 희생번트에 실패했고, 헛스윙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이후 박기남을 5-4-3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kt는 연장 10회초에 대거 3득점을 뽑으며 순식간에 경기를 8-5로 뒤집었다. KIA로선 좌절할 수도 있는 상황. kt는 이미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으로 호투한 장시환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카드는 장시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시환은 10회말 1사 후 강한울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은 후 필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경기는 6-8로 쫓기는 상황. 여기서 장시환은 최희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범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다음 타석에는 이전까지 3안타를 기록한 김민우가 들어섰다. 그리고 김민우는 4구 승부 끝에 장시환의 패스트볼을 노려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직구를 노리고 있던 김민우의 승리였다.
무엇보다 장시환의 패스트볼은 승부가 연장 10회까지 이어진 시점에서 힘을 잃었다. 장시환은 2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장시환을 비난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팀이 비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다 해준 후였다. 만약 장시환 앞에 팀의 리드를 지켜줄 투수만 있었다면 장시환도 1이닝 혹은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줬을 터.
장시환이 3이닝까지 지켜줄 힘은 없었다. 총 49개의 공으로 역투를 펼쳤지만, 혼자만의 활약으로는 팀의 승리를 매듭지을 수 없었다. 어찌 보면 kt의 약점이 드러난 한판이었다. kt는 장시환으로 가는 길을 확실히 지켜줄 필요가 있다. 장시환이 3이닝 이상의 투구를 펼치는 것과 연투로 인한 과부하를 막기 위해선 또 다른 필승 카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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