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완 투수 임준혁이 생애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2512일만에 값진 선발승을 따냈다.
임준혁은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6차전에 선발등판했다. 6년만의 선발출격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2실점(비자책)의 멋진 호투를 펼쳤다. 팀은 10-2로 승리하며 임준혁은 당당히 승리투수가 됐다. 생애 두 번째 선발승이었다.
2199일만의 선발등판이었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첫걸음부터 가뿐했다. 1회는 선두 이대형과 8구 접전을 벌인끝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후 하준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김상현을 3루 땅볼로 요리했다. 2회도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3회 수비도움을 받지 못했다. 선두 용덕한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심우준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범호의 송구가 베이스에 다다르지 못한 유격수 강한울에게 가면서 모두 살아났다. 침착하게 이대형을 1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주자들이 2,3루에 진출했고 신명철 유격수 땅볼, 하준호 중전적시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모두 비자책이었다.
4회는 선두 박경수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장성우를 2루 병살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넘어갔고 5회도 1사후 심우준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도 이대형과 신명철을 모두 범타로 유도했다. 6회도 가볍게 세 타자를 범타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절묘한 제구력을 발판삼아 140km대의 직구,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가 정교하게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kt 타자들을 괴롭혔다.
타선도 화끈하게 살아나며 10점을 뽑아주었다. 임준혁에게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입단 2년째인 2004년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했지만 팔꿈치 통증에 시달려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다. 2008년과 2009년 미들맨으로 각각 40경기와 29경기에 출전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013년까지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고 방출까지 요청하기도 했다.
작년 30경기에 출전하며 재기의 희망을 보였다. 유일한 30대 투수로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의욕을 보였고 김기태 감독의 믿음속에 스프링캠프까지 완주해 스윙맨으로 활약을 기대받았다. 그러나 개막 1경기만에 갑작스러운 허리통증이 생기는 통에 한달 넘게 개점휴업했다. 다시 부상의 그림자에 휘말렸다.
그러나 지난 5월 6일 1군에 복귀해 추격조로 2경기에 뛰면서 1승을 따냈고 이날 드디어 생애 6번째로 선발등판의 기회를 부여잡았다. 최다이닝이자 첫 퀄리티스타의 믿음직한 호투로 지난 2008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이후 6년 11개월만에 생애 두 번째 선발승을 따냈다. 구원승을 합하면 10년동안 딱 10승째. 이날의 호투는 기다린 10년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었다.
경기후 임준혁은 "일단 맞춰잡는 투구를 하려고 했고 타이밍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 선두타자와의 승부를 가장 신경썼다. 볼넷을 어떻게든 안주려고 했다. 지난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만들어 선발등판 부담은 없었다. 두 점을 내줬지만 완벽하게 막으려고 생각은 안했다. 야수들이 공수에서 도움을 주어 좋은 투구를 했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이닝을 많이 던지며 팀 승리에 도움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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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