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맹활약’ 박정권 공식 이어질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5 13: 00

매년 비슷한 흐름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다가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 2군에서 감을 조율한 뒤 1군에 올라와서는 맹활약을 펼쳤다. SK의 핵심타자 중 하나인 박정권(34)이 올해도 이와 같은 흐름을 반복 재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전히 고민이 큰 SK 타선의 체크 포인트다.
올 시즌 SK의 4번 타자감으로 주목을 받았던 박정권은 ‘봄에 약하다’라는 선입견을 지워내지 못했다. 남다른 각오로 올 시즌 초반에 임했지만 타격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약간 좋지 않아 전지훈련 캠프 막판부터 시범경기 초반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박정권은 2군에 내려가기 직전인 4월 28일까지 22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2홈런에 그쳤다. 4번 자리를 떠나 5번이나 다른 타순에 기용해보기도 했지만 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이에 SK는 박정권을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 보내는 충격 요법을 썼다. 상황에 여유가 있을 때 2군에 가 차분히 타격 페이스를 정비하라는 의도였다. 여기에는 “한 번 2군에 다녀오면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실제 기록이 그랬다. 타격 부진, 2군행, 1군 복귀 후 맹활약이라는 공식이 반복됐던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2013년 타격 부진 때문에 5월 초 2군에 내려갔다. 그 전까지 성적은 18경기에서 타율 1할9푼2리, 1홈런, 2타점이었다. 극심한 부진이었다. 그러나 열흘을 채우고 1군에 다시 올라온 박정권은 펄펄 날았다. 92경기에서 타율 3할9리, 17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2군행이 효과를 본 셈이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개막 후 6월 5일까지 박정권의 성적은 50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8홈런, 35타점이었다. 역시 부진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2군에서 열흘을 딱 보내자 박정권은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6월 16일 1군에 복귀한 박정권은 그 후 9월까지 열린 91경기에서 타율 3할6푼2리, 15홈런, 59타점의 무시무시한 방망이를 선보였다. 10월에도 17경기에서 타율 3할5푼9리, 4홈런, 15타점을 쓸어담으며 개인 첫 100타점 고지도 밟았다.
그렇다면 올해도 1군에 복귀한 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박정권은 1군 복귀 후 6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 중이다. 아직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만 김용희 감독은 “2군에 다녀온 뒤 확실히 타격 흐름이 좋아졌다”라며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안 맞으면 안 맞는대로 타순을 조정하며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14일 인천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첫 홈런을 신고하는 등 멀티히트 경기로 살아나는 감을 알렸다.
SK 중심타선은 최정 브라운 이재원까지 모두 오른손 타자다. 향후 돌아온 김강민 역시 오른손이다. 믿을 만한 왼손 거포 요원은 오직 박정권 뿐이다. 박정권이 활약해야 좌우 구색이 맞아 떨어지며 상대 벤치의 고민을 깊게 할 수 있다. 여기에 4번 타자 경험이 풍부하다. SK는 올 시즌 4번에 간 선수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경향이 있다. 박정권이 해줘야 타선이 완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솔로포로 개인 통산 500타점 고지를 밟아 아홉수에서도 벗어난 박정권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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