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단독선두 길목' 유희관, 양현종 또 만날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15 13: 00

지난해 유희관(29, 두산 베어스)과 양현종(27, KIA 타이거즈)은 KBO리그 최고의 맞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둘은 각자 소속팀에서 토종 에이스로 제 몫을 다했다. 2014 KBO리그 4월 MVP이기도 했던 유희관은 12승 9패, 평균자책점 4.42로 활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종 최다이닝(177⅓) 투수가 되기도 했다. 양현종도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로 분전했다.
이들이 맞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은 지난 시즌 1년 동안 5번이나 맞대결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둘은 2014 시즌 총 다섯 번이나 맞붙었다. 투수가 1년에 특정 팀을 상대로 5번이나 선발 등판한다는 것도 보통 인연이 아닌데 특정 투수와 5차례나 맞대결을 펼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우연이었다.

결과 역시 막상막하였다. 4번의 맞대결에서 두 투수는 각각 2승 2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다 10월 8일 잠실에서 벌어진 5번째 승부에서 양현종이 5이닝 3실점(2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된 반면 유희관은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5번의 만남에서 모두 홈 팬들을 등에 업은 투수가 승리를 따낸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당시 유희관은 “현종이는 정말 좋은 투수다. 서로를 위해 앞으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농담을 던졌다. 어떤 투수라도 양현종과 함께 선발로 마운드에 선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있었던 미디어데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희관은 “현종이가 해외 진출을 한다고 해서 (만나지 않을 수 있게 되어) 기뻤다”고 했고, 양현종도 “희관이 형은 제구력이 좋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의의 경쟁 속에 서로의 기량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만남이 또 이뤄질 확률이 생겼다. 비가 둘의 만남을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만들었다. 당초 두산은 이번 주 더스틴 니퍼트가 화요일(12일)에 선발 등판해 일요일(17일)에도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12일 인천 SK전이 우천 취소되어 니퍼트의 예상 등판일은 19일(잠실 삼성전)로 변경됐다. 12일 광주 kt전에서 던졌던 양현종의 17일 광주 두산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가운데, 유희관도 17일에 나온다면 양현종과 다시 만난다.
두 특급 좌완의 재대결이 이뤄진다면 또 한 번 리그 전체의 주목을 받게 된다. 특히 유희관이 승리투수가 된다면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앤디 밴헤켄(넥센)이 각각 13일, 14일 1승을 추가하며 5승으로 유희관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함께 5승이었던 김광현이 14일 인천 두산전에서 승리를 더하지 못해 유희관이 치고 올라갈 기회가 생겼다. 양현종을 상대로 6승째를 수확하면 자존심 싸움에서도 앞선다.
반면 양현종도 확실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3승 2패,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규정이닝을 돌파한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고 있다. 유희관이 아니라 누구와 만나더라도 상대 타자를 완벽히 제압해야 평균자책점 앞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유희관과의 선발 매치업에서 2승 3패로 열세를 보였던 것을 설욕할 찬스이기도 하다.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른 두 좌완의 만남이 17일에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