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삼성)의 외야 수비 능력은 단연 으뜸이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구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타구를 잡아낼때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의 명품 수비는 끝내기 홈런 만큼이나 짜릿하다.
외야 수비를 담당하는 김평호 코치는 "박해민이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 박해민이 좋은 활약을 펼쳐 이긴 게 얼마나 많은가. 그게 아니었다면 경기 초반에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박해민에게 명품 수비의 비결을 묻자 "전훈 캠프 때 김평호 코치님께서 멀리 타구를 치면서 타구를 보지 않고 전력 질주한 뒤 포구 지점에 가까이 가서 타구를 보는 훈련을 많이 시키셨다"며 "아무래도 타구를 자주 쳐다보면서 뛰는 것과 보지 않고 전력 질주하는 것은 속도 차이가 크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평호 코치는 "어차피 외야수는 뒤로 가는 타구를 잡을때 공을 보면서 뛰는 것보다 공을 보지 않고 뛰는 게 훨씬 더 빠르다"며 "공을 보고 뛰면 자신도 모르게 옆으로 뛰게 돼 스피드가 안 나온다. 그래서 타자가 공을 때렸을때 뛰어가는 훈련을 굉장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든 일본이든 외야 수비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보면 그런 방법으로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다. 공을 보지 않고 가면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평호 코치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뒤로 가면서 자기 보호를 위해 뒤를 살펴야 한다. 그래야 펜스 근처에 가서 행동이 자유로워진다. 공만 쳐다보고 가면 뇌에서 갑자기 신호를 보내 행동이 둔해진다. 그러다 보면 타구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박해민의 명품 수비는 우리에게 굉장히 큰 무기"라고 표현한 김평호 코치는 "담당 코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건 없다. 그동안 열심히 고생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그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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