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들의 반란, KIA 야구 체질이 바뀐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5.15 06: 39

KIA 조연들의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KIA가 지난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중반 맹공을 가해 10-2로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질주했다. 멀게 느껴졌던 승률 5할 고지(18승18패)도 다시 밟는데 성공했다.  4연승의 과정에서 눈에 띠는 대목은 준비된 조연들의 반란이었다. 투타에서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연승은 불가능했다. 올들어 KIA가 달라진 것은 조연들이 돌아가면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주연들의 부진을 오히려 메우고 있다. 
최근 첫 번째 주인공은 임준혁.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KIA는 3연패 위기를 역전극으로 벗어났다. 선발 필립 험버가 잘던지다 4회 홈런포를 맞고 5실점하며 역전을 당했다. 바통을 이은 임준혁이 갑작스럽게 등판한 탓인지 홈런을 맞았지만 5회와 6회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이범호의 재역전 만루포가 터졌고 임준혁은 시즌 첫 승을 낚았다.

임준혁은 14일 광주 kt전에는 6년여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실점(비차책) 호투로 선발승을 따냈다. 7년만에 거둔 두 번째 선발승이었다.  한때 야구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지만 작년 30경기 등판하며 재기에 나섰고 개막전 허리부상을 딛고 뒤늦게 1군에 복귀해 선발과 롱릴리프 등 전천후 스윙맨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5년차 우완 홍건희도 존재감이 높다. 그는 지난 13일 광주 kt전에서 한 타자만 상대하고 데뷔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소방수 윤석민이 연장 10회초 3실점으로 무너지자 패전처리로 바통을 이었다. 그러나 10회말 타선이 대역전극을 이루며 홍건희에게 데뷔 첫 승을 안겨주었다. 어쩌면 마운드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하는 홍건희에 대한 선물이었다.
홍건희는 2011년 입단한 고졸 유망주였지만 전혀 존재감이 없었던 평범한 2군 투수였다. 그러나 군에서 제대하고 복귀해 마운드의 중요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불펜의 추격조로 나서면서도 선발투수로 2경기에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8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타자 가운데는 단연 김민우가 돋보인다. 후배들에게 밀려 개막을 2군에서 보낸 김민우는 절치부심 때를 기다렸다. 한 달이 넘어 지난 5월 6일 1군 콜업을 받았다. 두 경기는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지만 최용규가 피로증세를 보이자 8일 넥센전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더욱이 최용규가 주루도중 상대 수비수의 발에 손이 찍히는 부상을 당해 빠지면서 그의 활약이 절실했다.
활약도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6경기에서 17타수 10안타, 타율 5할8푼8리, 7타점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7안타 가운데 홈런1개, 2루타 4개 등 장타가 넘치고 있다.  지난 13일 연장 10회 장시환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스리런를 날려 팀을 기사회생시켰다. 14일 경기에서도 3안타를 쏟아내며 1타점을 수확했다.  타자 가운데 37살의 김원섭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김민우(36)의 활약덕택에 타선이 확 살아나고 있다.
KIA는 뿐만 아니라 다른 조연들의 잔치가 이어져왔다. 육성출신 이은총이 인상적인 활약을 했고 신인 외야수 김호령도 듬직한 수비를 보여주면서 점차 타격도 적응하기 시작하고 있다. 포수 이홍구도 안정감을 보이면서 결정타를 터트리는 등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수 한승혁은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필승조의 주력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준표도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최용규, 이성우, 김다원 등 조연들이 활약하며 힘을 불어넣었고 이제는 다른 조연들이 바통을 이으며 주연 노릇을 하고 있다. 몇몇 주전들의 얼굴만 쳐다보았던 예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 리더십과 선수들의 투지가 어우러진 결과이다. 가려진 조연들의 맹활약에 KIA야구 체질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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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광주  kt전에서 2512일만에 생애 두 번째 선발승을 따낸 KIA 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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