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끝내기 홈런 풍년이다. 시즌 전체 일정의 4분의 1을 정확히 소화한 시점에서 끝내기 홈런만 벌써 10개가 터졌다. 역대 최다 끝내기 홈런 기록이 유력하다.
지난 14일까지 KBO리그 전체 180경기 중에서 끝내기 홈런만 벌써 10개가 쏟아졌다. 이번주에만 하더라도 13일 롯데 최준석과 KIA 김민우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고, 14일에는 SK 앤드류 브라운이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개막전부터 넥센 서건창이 시즌 1호 끝내기 홈런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넥센 박병호, LG 이진영, 두산 최주환·정진호, 롯데 장성우(현 kt)·최준석, KIA 브렛 필·김민우, SK 브라운까지 10명의 타자들이 끝내기 홈런을 맛봤다. 두산·롯데·KIA는 두 번이나 끝내기 홈런으로 이겼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3시즌 동안 끝내기 홈런은 모두 253개가 있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7.7개로 두 자릿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의 반도 소화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끝내기 홈런이 10개가 폭발했으니 역대 최다 기록에도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페이스다.
지난 2001년 15개의 끝내기 홈런이 한 시즌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2006년 11개 이후 2007~2008년 4개, 2009년 8개, 2010년 9개, 2011년 7개, 2012년 3개, 2013년 7개, 2014년 8개로 최근 8년간 시즌 끝내기 홈런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은 수준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180경기에서 총 366개의 홈런이 폭발 중이다. 경기당 평균 홈런이 2.03개로 극단적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지난해(2.02개)보다 근소하게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역대 통틀어도 1999년(2.41개) 2009년(2.17개) 2000년(2.13개) 2002년(2.12개)에 이어 5번째 많다.
끝내기 홈런 증가는 불펜의 수난과도 연관이 있다. 확실한 마무리 부재로 인해 경기 끝에서 한 방에 넘어가는 승부가 많아졌다. 두산 윤명준이 2개의 끝내기 홈런을 맞은 가운데 넥센 조상우, LG 봉중근, 한화 송창식, kt 장시환 등 내로라하는 불펜투수들이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올해 끝내기 홈런이 더욱 인상적인 건 동점 상황이 아니라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게 유독 많기 때문이다. 필을 시작으로 이진영·최주환·김민우·브라운까지 무려 5차례나 팀이 뒤진 상황에서 홈런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역전 끝내기 홈런은 2009년 6개가 최다인데 이를 넘어설 게 유력하다. 언제 어떻게 한 방에 끝날지 모르는 게 2015년 KBO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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