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 거포 제이크 폭스(33)는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그토록 바란 한국행으로 간절함을 안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한화가 나이저 모건을 대체할 새 외국인 타자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더블A 뉴햄프셔 피셔캐츠에서 뛰고 있는 폭스 영입을 15일 확정했다. 메이저리그 7시즌에 일본프로야구까지 경력이 화려했던 모건과 달리 폭스는 메이저리그는 4시즌 백업이 전부였으며 최근 4년은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
폭스는 지난 수년간 한국 팀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파워가 좋은 선수'라는 자료만 에이전트를 통해 전달됐을 뿐 실제로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에 찾아가서 볼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화는 수년간 부상없이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한 폭스의 성실함과 한국행에 대한 간절함을 봤다.

폭스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출신으로 미시건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73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20경기를 뛰었지만 외야수(47경기)·3루수(31경기)·1루수(24경기) 등 다른 포지션으로 나온 것이 더 많다.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1년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끝으로 빅리그 생활이 끝났다. 4시즌 통산 193경기 타율 2할3푼7리에 그쳤지만, 116안타 중 20개가 홈런일 정도로 파워는 인정받았다. 2009년 컵스에서는 11홈런을 쳤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2시즌 통산 1076경기 타율 2할9푼3리 216홈런.
폭스 스스로도 "한 가지 기술은 확실히 갖고 있고, 그것을 정말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기술이 홈런을 비롯한 장타를 의미한다. 2011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74타석에 홈런 10개를 몰아치며 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독립리그-멕시칸리그-더블A를 넘나들며 140경기 38홈런을 때렸다.
15일 현재 한화는 35경기에서 팀 홈런이 32개로 공동 6위에 올라있다. 타선의 파워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폭스가 KBO리그에 적응한다면 부족한 장타력을 보강할 수 있다. 대개 장타자들이 그렇듯 선구안이 관건인데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수비는 물음표가 붙는다. 김성근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는 외야를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타격 스타일보다는 현재 비어있는 외야 한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원했다. 그 관점에서 볼 때 폭스는 김 감독이 원할 스타일은 아니다. 현재 마이너리그 소속 팀에서 폭스의 공식 포지션은 1루수. 외야는 1경기뿐, 나머지는 모두 지명타자였다.
지난해에는 1루수와 3루수를 주로 봤다. 외야수로 30경기 이상 뛴 것은 2010년이 마지막으로 5년이 지났다. 사실상 1루수와 지명타자 감으로 봐야 한다. 포수 출신답게 어깨는 강하지만, 기본적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외야수로 보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결국 방망이 하나로 승부를 봐야 하는 선수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폭스를 어떻게 활용하며 그의 능력을 극대화할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