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오후 2시40분 한화 선수들과 코치들까지 선수단 전원이 모였다. 1루 홈 덕아웃 앞에 한 데 모여 둥근 원으로 섰다. 잠시 후 김성근 감독이 선수단 앞에 등장했고, 주장 김태균이 대표로 김 감독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선수단 전체가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한 것이다. 선수들이 단체로 박수를 치며 김 감독에게 스승의 날 인사를 했고, 김 감독도 모자를 벗어 웃으며 고마움의 화답을 전했다. 연일 거듭된 승부로 지친 김 감독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이어 깜짝 놀랄 장면이 나왔다. 선수들이 다 같이 스승의 은혜를 합창했고, 그 순간 두 명의 선수가 둥근 원 안으로 등장했다. 전날 데뷔 첫 승을 거둔 투수 김기현과 그의 선배 정대훈이 갑자기 김 감독을 바라보며 양 팔을 벌려 숭배하는(?) 춤을 췄다. 선수단 전원이 대폭소를 터뜨렸고, 김 감독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선수들이 갑자기 춤을 추더라. 하라는 (야구) 연습은 안 하고 춤 연습만 했나 보다"며 웃은 뒤 "스승의 날 선수들이 이렇게 이벤트를 해준 건 처음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지도자 생활만 40년이 넘는 김 감독이지만 시즌 중 이렇게 춤을 춰가며 선수들이 깜짝 웃음을 선사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최고 선물은 승리다. 김 감독은 "이벤트도 좋지만 선수들이 이겨주는 것만큼 고마운 건 없다"며 "정대훈과 김기현은 공을 던질 때도 춤을 추던 것처럼 유연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정대훈과 김기현이 점점 자리를 잡아주고 있어 팀이 편해지고 있다"고 칭찬도 덧붙였다.
이날 한화 스승의 날 깜짝 이벤트는 주장 김태균이 기획한 것이었다. 김태균은 "선수들이 다 같이 간단하게 준비한 것이다"며 김성근 감독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투수 김기현도 "태균이형이 시켜 대훈이형과 급하게 춤을 짜서 췄다. 조금 어색했지만 다들 재미있게 보셨으니 다행이다"고 웃었다.
스승의 날 선수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받은 김성근 감독. 선수들이 깜작 이벤트에 이어 승리도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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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