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 조연' kt, 이젠 경험보단 승리 필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16 05: 50

15일 수원구장에서는 또 하나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kt와 롯데가 연장 12회 승부를 펼친 끝에 롯데가 11-10 한 점차 승리를 거둔 것이다.
경기 초반 kt가 6점 차로 앞서갔지만 롯데가 계속해서 kt 불펜을 두들겨 경기를 뒤집었고, kt는 다시 9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2회 롯데가 kt에서 온 안중열의 2루타로 앞서갔지만 kt는 12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롯데는 김성배가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만 허용, 승리를 지켜냈다.
양 팀 합계 34개의 안타와 올 시즌 최장시간(5시간 6분) 경기를 펼칠만큼 처절했다. kt는 명승부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또 조연에 머무르고 말았다. 유독 명승부가 많은 kt인데, 문제는 마지막에 우는 경우가 더 많았다.

불과 이틀 전, kt는 광주에서 KIA와 연장 승부를 펼쳤다. 연장 10회초 kt는 먼저 3점을 내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10회말 김민우에게 끝내기 역전 스리런을 얻어맞고 명승부에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문제는 경험과 뒷심 부족이다. 특히 마운드의 힘이 부족하다보니 타자들이 다득점을 올려도 경기가 뒤집히기 십상이다. 게다가 홀로 고군분투하던 장시환마저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15일 경기에서 kt가 역전승을 거뒀다면 젊은 선수들에게 큰 경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런 패배들이 kt를 성장시킬 밑거름이 될테고, 크리스티 매튜슨이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라고까지 말했지만 이제 kt에 역전패는 충분했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경기 후 kt 조범현 감독은 "선수들 모두 잘했지만 오늘같은 경기를 놓친 게 아쉽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kt는 현재 7승 31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 가운데 역전패만 12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제는 '값진 패배'보다 '달콤한 승리'가 kt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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