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일정이 전체의 25% 정도를 소화했다. 다른 스포츠로 치면 전체 4쿼터 중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1쿼터를 치른 셈이다. 초반 순위표도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를 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프로야구는 15일 현재 두산·삼성·SK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15일 선두로 올라선 두산과 3위 SK의 승차는 0.5경기다. “3강을 이룰 것”이라는 시즌 전 전망이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강정호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넥센이 선전하는 추세이며 NC와 한화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호시탐탐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KIA도 최근 5할 승률을 회복했다. 반면 kt, LG, 롯데는 5할 승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에서 상위권 팀들의 성적은 적극적인 투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높다. 일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두산·삼성·SK는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큰 손들이었다. NC는 외국인 선수에 가장 큰 투자를 한 팀이었으며 한화는 최근 2년간 FA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인 바 있다. ‘투자=성적’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점차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FA시장에서 ‘대형 집토끼’인 윤성환과 안지만을 모두 잡았다. 4년 총액으로 두 선수에게 투자된 금액은 무려 145억 원이었다. 2013년 후 FA 계약을 한 장원삼까지 합치면 200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 금액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윤성환 안지만은 여전한 팀 마운드의 구심점으로 활약 중이다. 두 선수 없는 삼성 마운드는 상상하기 어렵다.
SK도 지난해 FA선수 5명을 모두 잡는 성과를 거뒀다. 야수 최고액을 쓴 최정을 비롯, 김강민 조동화 나주환 이재영을 모두 잡았다. 내부 단속에 성공하며 팀 분위기를 정비한 SK는 김용희 신임 감독의 관리 속에 초반 순항 중이다. 전통적으로 외부 FA 영입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성향이 있었던 두산도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그리고 장원준은 지금까지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차분히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 끈질기게 5할 이상의 승부에서 버티고 있는 한화도 FA 선수들을 빼놓고는 상승세를 설명하기 어렵다. 올해 영입한 권혁이 2이닝 이상도 마다하지 않는 전천후 활용성을 선보이며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해 영입한 이용규 정근우 등도 팀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경언은 헐값 계약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엄청난 돈을 쓴 효과를 이제 조금씩 보고 있는 셈이다. KIA도 윤석민을 유턴시키며 4년 90억 원을 투자, 뒷문에 숨통이 트였다.
반면 최근 전력 보강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LG, 롯데는 고전 중이다. LG는 베테랑 선수들의 타격감 저하에 고전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피들은 아직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롯데는 FA로 데려온 최준석, 그리고 간판 강민호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투수를 보강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는 평가다. 막내 kt는 지난해 FA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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