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나바로, 알고 보니 선행 천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5.16 10: 24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하면 '장난기 가득한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최형우, 박석민 등 동료들과 짓궂은 장난을 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박해민, 김상수 등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에게 한국말로 '인사 안 하냐'고 선배 행세를 하기도 한다. 국내 무대 2년차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팀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
'개구쟁이' 나바로의 마음 씀씀이는 남다르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나바로는 지역 사회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인사다. 그는 고국의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는 후배 선수들을 위해 야구 용품을 지원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

나바로는 동료들이 쓰다 버린 야구용품을 모으거나 동료들에게 안쓰는 야구 용품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다 보니 나바로의 라커룸에는 각종 야구 용품들로 가득 차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날 무렵 삼성 라커룸에 큰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나바로는 동료들에게 '버리는 용품은 저 상자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나바로는 지난해 30kg 짜리 상자 3개를 고국으로 보냈다. 평소 장난기 가득한 그였지만 후배 선수들에게는 천사와 같은 존재였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 데뷔한 나바로는 타율 3할8리(500타수 154안타) 31홈런 98타점 118득점 25도루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가을 무대에서의 활약은 단연 으뜸이었다. 나바로는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 4홈런 10타점 8득점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MVP까지 품에 안았다.
올 시즌 파괴력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져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방망이를 예열시키고 있다. 1할대 후반에 머물렀던 타율은 2할6푼3리까지 끌어 올렸다. "작년과 달라진 건 없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자세로 뛰고 있다. 팬들에게 항상 우리 팀이 이기는 걸 보여주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뛰어난 실력과 마음 씀씀이까지 고루 갖춘 나바로. 그가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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