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켈리, SK 현장의 눈은 정확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6 13: 04

앤드류 브라운(31)과 메릴 켈리(27)가 공·수에서 각각 맹활약을 하며 SK의 외국인 잔혹사를 지워가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기본적인 기량과 한국무대 적응 가능성은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선수를 지켜본 SK 코칭스태프의 눈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브라운과 켈리는 초반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SK의 공수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브라운은 첫 35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11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번 타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켈리도 초반 페이스가 좋다. 7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98로 순항 중이다. 15일 현재 리그에서 3점 아래의 평균자책점을 가지고 있는 투수는 켈리를 포함해 4명 뿐이다.
브라운은 다소간 시행착오를 딛고 5월 들어 폭발하고 있다. 5월 들어 타율 3할1푼7리, 4홈런, 11타점으로 다른 팀 4번 타자 부럽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4월에는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소 부진했지만 한 번 감을 잡자 특유의 날카로운 스윙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수비와 주루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SK 라인업에 활용성을 더하고 있다.

켈리는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자기 몫을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고 45⅓이닝을 소화했다. 7경기 선발로 나선 투수 중에서는 유희관(두산, 47⅔이닝)에 이은 2위 기록이다. 1.08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에서 볼 수 있듯이 기본적인 구위는 물론 제구까지 좋은 투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공이 느린 것도 아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으며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SK의 야심작이다. 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선수들이기도 하다. SK는 지난해 외국인 세 명(루크 스캇, 로스 울프, 조조 레이예스)에 팀 역대 최다 투자를 감행했다. FA 시장에서 정근우를 놓친 SK 프런트는 외국인에 투자를 함으로써 현장에 선물을 하려고 했던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세 선수는 모두 먹튀가 됐다. 구단 역사상 가장 비싼 외국인 선수였던 스캇은 40경기도 뛰지 못했다. 레이예스는 승리가 드물었다. 울프는 아들의 병환 문제로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다.
선수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부족했다는 반성이 있었다. 이에 SK는 올해 외국인 선수 선발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그리고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외국인 선수에 현장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 달랐던 것은 코칭스태프가 직접 몇 차례나 봤던 선수라는 점이다. 비디오로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또 달랐다. 켈리는 김상진 투수코치가 현장에서 두 차례나 선발등판을 지켜봤다. 브라운은 김용희 감독이 육성총괄 시절 미국에서 직접 기량을 보고 내심 점찍었던 선수다.
운도 따랐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승격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하지만 SK가 적당한 타이밍에 접촉했고 상대적으로 경쟁도 이뤄지지 않으며 비교적 쉽게 영입했다. 총액은 단돈(?) 35만 달러였다. 성공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진 SK가 계약 후 쾌재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브라운은 당초 일본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 ‘그림의 떡’으로 보고 있었던 선수였다. 그러나 라쿠텐을 비롯한 일본 팀들이 손을 떼며 몸값이 낮아졌고 그 급한 사정을 잘 이용해 총액 80만 달러에 영입할 수 있었다. 역시 시세보다 싼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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