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2597일만의 필드골을 뽑아내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서울은 2연승과 함께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4승 3무 4패 승점 15점을 기록, 전남과 순위를 바꾸며 4위에 올랐다.

박주영은 3월 11일 복귀 후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본 뒤 슈퍼매치서 완패를 당했다. 당시 기대가 컸지만 공백을 채울만한 능력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박주영은 무릎에 이상이 왔고 휴식을 취했다. K리그를 비롯해 4경기서 휴식을 맛보고 다시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주영이는 18명 엔트리 안에는 들어갈 수 있는 몸상태다. 재활 기간 동안 많은 공을 들였고, 본인도 이전과는 다른 동작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영이가 원톱으로 들어가면 팀에 안정감을 준다. 전남 같은 팀을 상대로는 정교한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찬스가 왔을 때 본인이 마무리하거나 연결해 주는 판단력을 갖고 있기에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박주영에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기민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고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도 살아나지 못했다. 그 결과 박주영이 나선 경기서 기대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열렸던 슈퍼매치는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었다. 1-1로 균형을 이룬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지만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팀도 무너지면서 무려 4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박주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완벽하게 살렸다. 후반 16분 김현성과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나선 박주영은 전남 수비진을 상대로 긍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물론 시작부터 완벽한 기회를 없었지만 꾸준히 상대 수비와 경합하며 기회를 노렸다.
호시탐탐 반전을 노린 박주영은 후반 분 골을 만들어 냈다. 후방에서 낮게 연결된 패스를 이어받은 박주영은 문전에서 전남 수비 2명과 경합서 승리한 뒤 골키퍼 김병지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김병지가 슈팅각도를 줄이기 위해 달려 들었지만 박주영은 침착하게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골을 만들어 냈다. '축구천재'로 불리던 만큼의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물론 박주영이 완벽한 몸상태와 컨디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득점을 뽑아낸 상황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날 박주영의 득점포는 그동안 주춤했던 서울 공격의 반전 신호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주영은 2008년 4월 6일 광주와 경기서 프리킥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페널티킥을 제외하고는 2597일만의 득점포다. 올 시즌 '이진법 축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받게됐던 서울은 박주영의 복귀와 득점으로 인해 반전 기회를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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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