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가시와에 당한 대패, 갚아주고 싶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5.16 16: 26

"가시와에 당한 대패를 잘 기억하고 있다. 꼭 갚아주고 싶다."
수원은 1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홈 경기서 염기훈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를 1-0으로 물리쳤다.
수원은 중대 일전서 승리를 거두며 '절대 1강' 전북 현대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승점 20을 기록, 3위 제주(승점 15)와 격차를 5점으로 벌리며 2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앞서 전남과 FA컵 32강전서 안좋은 상황으로 갔다. 120분 혈투를 치렀는데 이날 오후 2시 경기라 더 걱정이 됐다. 베스트를 내보낼까 상당히 고민했다"며 "연제민과 구자룡 등 어린 선수들이 아주 잘해줬다. 제주의 로페즈나 강수일, 까랑가는 뒷공간을 파고드는 빠른 선수들이다. 연제민과 구자룡이 잘 막아줬다. 선수들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자발적으로 합숙도 하고, 이기겠다는 의지가 운동장에서 나타났다"고 승인을 밝혔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다. 지난 광주전에 이어 리그에서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며 수비를 안정화시켰다. 또 측면 수비수 오범석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하며 성공을 거뒀다.
서 감독은 "연이은 수비 실점에 대해 나와 선수들 모두 인식을 많이 하고 있다"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대비를 했다. 실수를 하는 부분을 콕 집어서 얘기도 하고, 운동장에서 시뮬레이션도 해본 게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원동력을 밝혔다.
서 감독은 이어 "가장 중요한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은선과 오장은이 부상으로 이탈해 걱정을 했다"며 "오범석은 노장이라 경험도 많고, 영리하게 볼을 찬다. 연제민과 구자룡이 수비의 중심이라 안정을 꾀하는 차원에서 오범석을 중앙에 넣었는데 120% 역할을 해줬다. 공수 조율과 함께 팀을 잘 이끌어줬다"고 칭찬했다.
수원은 이제 오는 19일 안방에서 열리는 가시와 레이솔과의 ACL 16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서 감독은 "가시와전은 걱정이 된다. 부상 선수가 많고, 힘든 2경기를 치렀다. 체력적으로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힘든 상황을 이겨나가는 것도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준비를 잘해서 이겨내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갚아야 할 빚도 있다. 수원은 2년 전 ACL 조별리그 홈 경기서 2-6 대패의 쓴잔을 들이킨 바 있다. 서 감독은 "수원 지휘봉을 잡고 처음 ACL에 참가해 안방서 가시와에 당한 대패를 잘 기억하고 있다. 꼭 다시 만나 대패의 아픔을 갚아주고 싶다. 가시와가 K리그 클럽의 킬러로 꼽히는데 꼭 꺾어놓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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