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손흥민과 김진수, 승부의 세계 앞에선 냉정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5.17 00: 20

냉정한 승부의 세계 앞에서 '절친'은 무의미했다.
손흥민(레버쿠젠)이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벌인 '절친' 김진수(이상 23, 호펜하임)와의 시즌 마지막 코리안더비서 판정승을 거뒀다.
손흥민과 김진수는 17일(한국시간) 새벽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서 끝난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경기서 맞닥뜨렸다. 손흥민이 60분을 소화한 레버쿠젠이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76분을 뛴 김진수의 호펜하임을 2-0으로 물리쳤다.

중대 일전이었다. 4위 레버쿠젠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을 향한 실날 같은 희망을 이어가야 했다. 이날 반드시 승리한 뒤 3위 묀헨글라트바흐의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9위 호펜하임도 승리가 절실했다.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을 위해 6위 샬케04와의 격차를 좁혀야 했다.
손흥민과 김진수는 소속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선발 출격해 격돌했다. 둘은 잘 알려진 동갑내기 절친이다. 연령별 대표팀서 쭉 한솥밥을 먹었고 A대표팀까지 인연이 이어졌다.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서는 공수의 핵심 요원으로 한국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둘의 우정은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더욱 돈독해졌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함부르크 시절부터 분데스리가서 활약했다. 김진수가 지난해 여름 호펜하임으로 이적하며 함께 독일 무대를 누볐다.
손흥민과 김진수는 이날 포지션상 직접적으로 부딪치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좌측면 공격수로, 김진수는 좌측면 수비수로 출격해 각자의 위치에서 본업의 임무를 다했다.
손흥민은 전반 29분 아크 서클 근처에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환상적인 터치 뒤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 찼지만 골대 구석을 향하는 땅볼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42분 역습 찬스에선 하칸 찰하놀루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건네 선제골을 도왔지만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진수는 본업인 수비는 물론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뽐냈다. 자로 잰 듯한 프리킥 크로스도 과시했다. 장기인 롱스로인도 여러 차례 빛을 발했다.
손흥민이 후반 15분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면서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자주 연출됐던 코리안더비가 아쉽게 마감됐다. 김진수는 후반 31분까지 76분을 뛰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결과적으로 둘 다 웃지 못했다. 레버쿠젠(승점 61)은 이날 승점 3을 획득했지만 묀헨글라트바흐(승점 66)도 승점 3을 추가하며 결국 플레이오프로 밀려났다. 패한 호펜하임(승점 41)도 최종전서 승리하더라도 샬케(승점 48)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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