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회 역투로 열린 롯데 ‘힐링 캠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17 06: 31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김승회가 1군 복귀전에서 화려한 호투로 날아올랐다.
김승회는 16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3개, 1군 복귀전에서 선발투수로 제 몫을 해낸 김승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로 올해 불펜에서 던질 때보다 오히려 더 나왔다.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덕분에 팀에 선발투수가 반드시 필요할 때 돌아와 호투를 펼쳤다. 스트라이크(61개)와 볼(33개) 비율도 좋았고, 승부처에서 커브를 적극 활용하는 볼배합도 효과적이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김승회는 거듭된 부진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선발 수업을 받았다. 2012년 두산 베어스 마지막 해에는 5선발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2013년 롯데 이적 후에도 초반에는 선발 경험이 있었다. 게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롯데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가운데 기회를 얻은 김승회는 안정적인 투구로 '선발 체질'을 뽐냈다. 덕분에 롯데는 10-1로 오랜만에 마음 편한 승리를 거두며 19승 20패, 5할 승률 복귀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이날 김승회는 선발승을 따냈다. 2012년 9월 2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7이닝 3피안타 1실점) 이후 무려 964일 만이다. 오랜만에 선발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본인이나, 선발진 붕괴로 고전했던 롯데에나 모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승회의 4월은 잔인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롯데 뒷문을 책임져야 했지만 9경기 1승 1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2.27로 고전했다.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 팀도 뒷문 불안으로 흔들렸다. 퓨처스리그에서 김승회가 겪었을 마음고생은 적지 않았다. 자책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그래서 복귀 선발승이 뜻깊다. 강민호가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대승을 거뒀지만, 롯데 선수들은 모두 김승회에게 축하인사를 했다. 이종운 감독부터 김승회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김승회 선수의 좋은 피칭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마음고생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한다"고 김승회를 위로했다.
포수 강민호도 안방마님답게 김승회를 챙겼다. 시즌 3번째 만루홈런을 친 날이었지만 강민호는 "오늘은 내 홈런보다 승회형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승회형이) 오늘 잘 버텨줘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김승회도 오랜만에 거둔 선발승이 기쁘지 않을 리 없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힘보다는 맞혀 잡는 것에 신경을 썼다. 힘을 빼고 던지다보니 오히려 평소보다 밸런스가 좋았다"면서 "하나 아쉬운 점은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을 때 강민호가 변화구를 요구했는데 내 판단으로 직구를 던져 장타를 내준 거다. 이게 아쉽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팀이 필요할 때 불펜으로, 다시 선발로 활약해준 김승회는 롯데 마운드의 숨은 일꾼이다.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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