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분석] '미완' 전북의 투톱, 동국-에두만의 문제 아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17 05: 29

분명 파괴력이 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전북 현대로서는 장점 만큼 단점이 확연한 투톱 체제가 고민이다.
전북을 막을 팀이 없다. 전북은 지난 16일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북은 아드리아노에게 전반 11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1분 이동국이 동점골, 전반 29분 레오나르도가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뒤집었다. 9승 1무 1패(승점 28)를 기록한 전북은 2위 수원 삼성(승점 20)과 승점 차를 유지하며 선두를 독주했다.
▲ 화려함 속의 그늘

선두 독주는 계속됐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이날 전북은 대전이 수비 후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펼칠 것을 예상하고 투톱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동국과 에두를 동시에 최전방에 내세워 문전에서의 파괴력을 한층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였다. 전북은 의도대로 투톱의 막강 공격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 2명을 기용한 전북은 수비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선제골 장면을 비롯해서 몇 차례 대전의 공격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승리는 했지만 패배의 위기는 경기 내내 존재했다.
▲ 포어체킹을 하라
전북이 대전에 쉽게 역습을 허용한 첫 번째 이유는 포어체킹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투톱 포메이션을 가동할 경우 이동국과 에두가 돌아가면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를 압박하도록 지시한다. 상대의 빌드업을 전방에서부터 압박해 흐름을 끊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대전전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의도한대로 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를 압박해야 하는데 그 점이 잘 안됐다.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내주면서 대전이 유리하게 운영했고, 뒷공간을 허용했다"고 문제점을 파악했다.
▲ 돕지 않으면 무너진다
전북은 후반 24분 이동국을 빼고 유창현을 투입해 원톱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안정감이 있었다. 원톱과 투톱의 안정감 차이는 미드필더의 숫자에서 나온다. 투톱으로 나설 경우 미드필더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중원에서의 수비가 약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이 투톱으로 뛰는 선수들을 대신해 더 뛰어야 한다. 최 감독은 "투톱으로 나서면 레오나르도와 에닝요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라가지 않는 쪽에서 들어와서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대전전에서는 잘되지 않았다"며 대전의 역습에 투톱 체제가 흔들린 이유를 설명했다.
▲ 만들 시간이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은 수 차례 강조했다. 아직 전북은 완성된 팀이 아니라고. 지난해부터 사용한 원톱 포메이션으로 나설 경우 완성도는 높은 편이지만, 투톱 포메이션의 전북은 장점과 단점이 뚜렸하다. 전북으로서는 투톱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유기적인 호흡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즉 시간이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은 그 시점을 6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 그는 "6월 휴식기에 집중적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 오늘처럼 집중력이 떨어질 때의 투톱 효율성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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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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