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지난 4월 23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를 치를 때의 일이다.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요즘 (강)정호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라고 물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는 그 직전에 조디 머서의 부상으로 경기 선발 출장기회를 잡아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나?’하고 궁금해 하는 찰라 설명이 따라왔다. “시즌이 시작되면 뉴스를 보지 않아서요. 한국은 물론 미국 매체에 나오는 뉴스도 전혀 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제야 사정을 이해하고 일어나고 있던 일을 이야기 해줬다. 당시 추신수 자신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강정호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에 기뻐해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6일 다저스타디움. 4번의 실패 끝에 시즌 2승과 개인 통산 100승을 거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언론에서 요즘 커쇼가 좀 문제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 기분이 나쁜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대해 커쇼는 “당신들이 쓰는 기사는 읽어본 적이 없다.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그런 보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피칭을 잘 하는 것이 팀과 조직, 그리고 모두에 대한 의무라는 생각 뿐이다. 구단은 나에게 피칭을 잘 하라고 엄청난 투자를 했다. 이것만이 내가 의식하는 단 한가지다”라고 답했다.
추신수와 이야기 할 당시에도 시즌이 시작되면 뉴스를 보지 않는 이유가 야구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추신수의 클럽하우스 라커를 보면 책이 눈에 뜨일 때가 많다. 무엇인가를 읽고자 하는 ‘욕구’는 독서로 충당하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추신수와 커쇼의 이런 생각은 상당히 괜찮은 태도 인 것도 같다. 아무래도 자신에 대한 보도를 접하다 보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보다는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성적이 평상시보다 부진한 국면에서는 더 그렇다. 가뜩이나 야구도 제대로 되지 않는 판국에 부정적인 보도를 접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역시 자신에 대한 보도에 민감하고 일희일비하는 일은 정치인들에게나 맡겨 놓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야구선수는 야구에 집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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