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 돌아온 부상자, 한화는 괴로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7 06: 46

우연의 일치에 가깝겠지만 어쨌든 결과론적으로 한화가 그다지 좋아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각 팀 핵심 전력들이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한화전을 앞두고 복귀하는 선수가 많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 ‘부상 복귀병’을 막아내는 것도 또 하나의 숙제로 떠올랐다.
김용희 SK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밴와트를 다음 주중 한화와의 3연전에 등판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SK의 외국인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던 트래비스 밴와트는 지난 4월 16일 인천 넥센전에서 박병호의 타구에 오른쪽 복사뼈를 강타 당한 뒤 1군에서 빠져 있었다. 다행히 골절을 면한 밴와트는 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휴식을 취했고 그 후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2군) 등판에서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보이며 1군 합류를 기다려왔다.
당초 밴와트가 가장 빨리 합류할 수 있었던 시점은 주말 잠실 LG와의 3연전이었다. 이르면 17일 등판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밴와트의 마지막 2군 등판 경기(12일 강화 경찰청전)를 직접 지켜보며 눈으로 상태를 확인한 김 감독은 좀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당시 김 감독은 “아직은 공이 100%는 아니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밴와트 또한 등판 직후 “3주간 공을 던지지 못하다보니 하체에 힘이 떨어져 구속이 정상적이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밴와트 스스로도 “아직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김 감독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100%가 아니면 불러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점도 있었다. 결국 김 감독은 밴와트에게 좀 더 시간을 주는 쪽을 선택했고 이에 밴와트의 등판 시점은 다음 주로 밀리게 됐다. 어차피 한 달을 빠진 선수라 더 확실한 구위를 원했다는 것이 구단 안팎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에 다음 주중 인천에서 SK를 상대하게 될 한화의 머리는 아프게 됐다.
한화로서는 또 하나의 부상병을 상대해야 할 처지다. 한화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대전 kt전에서 상대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에게 호되게 당했다. 마르테는 5일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 6일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 그리고 7일 경기에서도 2타수 1안타를 쳐냈다. 7일에는 고의사구 작전이 나올 정도로 감이 뜨거웠다. 옆구리 부위의 통증으로 부상을 당했던 마르테는 한화와의 3연전을 앞두고 복귀했는데 이런 마르테의 맹활약에 한화는 위닝시리즈를 내줘야 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대구 삼성 3연전을 앞두고는 채태인이 전력에 복귀했다. 박한이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상수의 선발 라인업 제외가 확정된 상황에서의 원군이었다. 그런 채태인도 한화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첫 날 경기에서 복귀 자축포를 포함해 3안타를 때리는 등 3연전에서 4안타를 기록함과 동시에 많은 볼넷을 골라내 높은 출루율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껄끄러운 상대인 밴와트를 선발로 상대해야 한다.
물론 시즌 일정이 맞물려 가다보니 만들어진 상황이다. 마르테의 복귀는 다소 급한 감이 있었지만 kt의 사정을 고려하면 마냥 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채태인은 정상적인 휴식을 마치고 복귀했다. 밴와트 또한 마찬가지다. 어떠한 특정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부상자 속출, 그리고 불펜의 과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로서는 상대팀 핵심 부상자의 복귀가 그다지 반가울 리 없다. 운이 나쁘다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화는 윤규진 송광민 탈보트 등 주요 자원의 복귀가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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