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부상 속출’ SK는 건강한 최정이 필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7 07: 19

허리, 목, 손목, 팔꿈치, 그리고 이제는 어깨다. SK 간판타자 최정(28)이 잔부상에 고전이다. 1년 사이 신체 곳곳에 탈이 나고 있다. 스스로도 답답한 상황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SK도 속이 탄다. 건강한 최정이 필요한 가운데 부상 관리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올 시즌은 물론 앞으로의 경력을 생각해도 그렇다.
최정은 16일 잠실 LG전에서 두 타석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사유는 왼 어깨 통증이다. 타격 이후 왼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선수의 몸 상태를 유독 철저히 관리하는 SK 벤치는 경기가 팽팽하게 흘러가고 있음에도 최정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되는 진땀 승부 끝에 7-6으로 이겼지만 최정이 다시 통증을 느꼈다는 점은 찜찜한 구석으로 남았다.
지난해 SK와 역대 야수 최고액인 4년 86억 원에 계약한 최정은 팀의 간판타자다.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치 모두에서 그렇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닌 만큼 팀을 이끌어나가야 할 임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잔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지난 1년간 부상으로 결장하거나 빠진 경기가 꽤 된다. 다행히 아주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이상조짐이라고 할 만하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최정은 SK의 3루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2009년 부상으로 99경기 출전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110경기 이상에 나섰다. 2010년에는 123경기, 2012년에는 130경기에 뛰었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여기에 대체할 만한 자원이 마땅치 않다보니 휴식 시간을 관리해주기가 애매했다. 그런데 이런 최정은 지난해부터 경기에서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최정은 허리와 목 통증으로 51일, 34경기를 비웠다. 5월 17일 2군으로 내려가 7월 6일에나 1군에 복귀했다. 당초 예상 결장기간보다는 훨씬 길었다. 처음에는 허리가 아팠지만 이 통증이 몸을 타고 올라 목으로 이어지며 부상 기간이 길어졌다. 결국 이 여파 탓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4년 연속 20홈런, 2년 연속 20-20클럽 가입 등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록도 모두 끊겼다.
올해도 초반부터 잔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시범경기 당시에는 손목과 허리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페이스를 끌어올려 복귀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쉬는 경기가 있었고 이번에는 어깨다. 경기 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어도 타격감이 부상으로 끊긴다는 점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부상 방지를 위해 지난겨울 처음부터 몸을 새롭게 만드는 등 악착같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최정은 어릴 때부터 많은 훈련을 소화한 선수다. 신인 시절 독한 훈련을 모두 이겨내며 많은 경기에 나섰다.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의 다른 선수들보다는 근육 등 몸에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걱정했다. 일생에 쓸 수 있는 힘은 한정되어 있다.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부상에 시달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1년에 제 컨디션에서 뛰는 경기는 몇 되지 않는다. 다들 조금의 부상과 통증은 감수하고 경기에 나선다. 최정도 그런 유형의 선수다. 하지만 이제는 영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앞으로 10년은 더 뛰어야 할 선수라는 점에서 그렇다. 감각 유지 차원에서 마냥 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좀 더 냉정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둘러볼 필요는 있다. 최정이 무기력해지만 SK 타선 전체가 무기력해진다. 최정이 얼굴을 찡그리면 팀 분위기에도 좋을 것이 없다. 최정의 건강함은 올 시즌을 지배하는 SK의 화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