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박찬호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 화제가 됐던 ‘추신수 격려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개최 된 올드타이머스 게임에 초청돼 이날 경기에 참가했던 박찬호는 경기 전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글을 남긴 이유를 “선배의 입장은 물론 팬의 입장에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추신수를 위해 선배로서 한 조언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으나 팬의 입장이라는 것은 박찬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박찬호는 “선배로서 후배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팬이 된다. 왜냐하면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선수시절)고국에서도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나한테 피를 나눈 가족 처럼 응원을 보내주었는데 이제는 나도 한국인이기에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본능적으로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추)신수의 힘든 시기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의미심장한 설명을 이어갔다.
“(추)신수 생각에만 마음이 아픈 게 아니었다. (오히려 추신수의 부진은)선수 생활의 한 과정인데 과정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팬들은 흔들린다. 그게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팬이 흔들린다는 것은 무슨 의미로 여겼던 것일까. 박찬호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에 우리 나이 드신 분들이 한 참 사회를 이끌어 가실 때 박찬호 경기 보고, 박세리 경기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중년층 이분들은 개인적인 어려움이라던지 불경기나 사업의 스트레스 등 여러 어려움을 겪을 때 (추)신수나 (류)현진이를 통해서 용기와 희망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팬들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후배를 보면서 삶의 시름을 잠시라도 잊고 오히려 다시 도전하는 용기로 만들기 원하는 팬들이 후배의 부진으로인해 상처 받지 않았으면 했다는 의미다.
박찬호는 이어 장기간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에게도 팬들이 흔들리지 말고 지켜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했다.
류현진에 대해서도 팬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똑같다. 어느 선수들이나 똑같다”고 답했다. 이어서 팬들, 특히 어린 꿈나무들이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도 남겼다. “류현진이나 추신수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도 꿈나무들은 (류현진과 추신수)의 과거와 지금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집중해야 된다는 점이다. 이런 큰 무대에서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적응 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지 이런 것들은 (한국의 꿈나무들이)볼 수 없다. 추신수나 류현진 같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전해 질 수가 있다. 류현진은 만일 수술한다고 해도 다시 재기할 것이다. 수술하지 않더라도 수준 있는 재활로 다시 재기 할 것이다. 이런 것(경험)이 나중에는 다 한국야구의 뿌리가 튼튼해지는데 도움이 된다.”
박찬호는"(추)신수가 이렇다 저렇다 자꾸 평가하려고만 하는 것이 흔들리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팬의 입장에서 글을 썼고 또 선배로서 신수가 생각해야 될 부분을 지적했던 것”이라고 어쩌면 자신도 쓰기 쉽지 않았던 글을 올렸던 이유를 밝혔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