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 일어서야 팀 전체가 산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17 10: 46

캡틴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제는 클래스를 증명해야 한다.
LG 트윈스 외야수 이진영(35)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이진영은 타율 2할4푼3리 OPS 0.645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1할7푼2리에 불과하다. 이진영 이름 석 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숫자들이다. 이대로라면 커리어로우 시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진영은 2009시즌 LG 유니폼을 입은 후 2011시즌을 제외하면 2014시즌까지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꾸준히 2루타를 날리며 장타율 0.400 이상을 찍어왔다. 정교한 컨택능력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쉽게 안타로 연결시켰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냥 얻은 결과물은 아니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야구에 할애한다. 매일 경기 후 데이터를 돌아보며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분석하고 다음날 경기를 대비하고 있다. 이진영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기간 중 “내가 상대 투수의 투구 버릇을 잘 파악한다는 이야기가 도는데, 좀 와전된 것 같다”면서 “매 경기 내 타석을 다 기록한다. 그걸 기록한 노트만 4, 5권이 된다. 전력분석팀에서 주는 자료를 다시 한 번 내 노트에 쓰면서 되새기는 것이다. 한 번 더 보고 쓰면, 당시 상황이 더 잘 떠오르고 나중에 기억도 잘 난다”고 비결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이진영의 타격이 안 나오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과 몸쪽 모두에 약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완벽한 로케이션의 공도 시원하게 받아치는 모습이 안 보인다. 2루타가 단 하나 밖에 없을 정도로 타구의 질도 떨어진다. 타구 전체를 놓고 봐도, 내야로 향하는 타구가 40개, 외야로 향한 타구가 41개다. 내외야 타구 비율에 1대1에 가깝다. 2007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이진영은 내야로 향하는 타구 1094개, 외야로 향하는 타구 1302개를 기록했다. 숫자들만 놓고 보면, 기량이 떨어지는 시점을 맞이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만하다.
지난 16일 잠실 SK전에서 이진영은 거의 매 타석 찬스를 맞이했다. 1회말 2사 1, 2루를 시작으로 5회말 1사 만루, 7회말 무사 2루, 8회말 1사 2, 3루까지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상황이 꾸준히 반복됐다. 하지만 이진영은 단 한 번도 타구를 외야로 보내지 못하며 이날 경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LG 또한 SK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6-7로 패배, 2연패에 빠졌다. 
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LG는 정규시즌 종착역에 닿으려면 105경기를 더해야 한다. 부진과 의심을 지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팀 전체를 놓고 봐도 이진영의 부활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이진영은 LG 외야수 중 가장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우익수로서 수비 범위도 상당하다. 수비에서 이진영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외야수가 없다.
최근 LG는 정성훈이 1번 타자로 나서고, 한나한이 1군 무대에 서면서 상위타선 퍼즐이 하나씩 맞아가고 있다. 4월에 고전했던 손주인은 5월 타율 4할로 2번 타순에서 만점활약 중이다. 이진영이 다시 해결사가 된다면, 지독한 타격침체에도 답이 보일 것이다. 캡틴이 일어서야 팀 전체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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