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포' 한나한, LG 타선 불 붙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7 16: 42

부상으로 개봉도 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의 애를 태웠던 LG 외국인 선수 잭 한나한(35)이 풀 죽어있던 LG 타선에 불을 붙였다. 복귀 후 서서히 타격감을 찾아간 것에 이어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모처럼 LG 관계자들을 웃게 했다.
한나한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했다. 이날 이진영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중심타자에 재배치되는 중책을 안았다. 시즌 시작 이후 타선의 침체에 고전하고 있는 LG의 승부수 중 하나였다. 그리고 한나한은 4-2로 앞선 6회 2사 2루에서 SK 선발 채병룡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1루 관중석을 들썩이게 했다. 한국무대 9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한나한이다. 때문에 기대도 컸다. 수준급의 3루 수비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장거리 타자로서 기대가 된다는 게 LG의 선발 이유였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 중 톱클래스의 대우도 받았다. 그러나 데뷔가 늦었다. 캠프에서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예정보다 복귀 시점은 계속 늦어졌고 결국 개막 후 한 달 일정을 모두 날렸다.

가뜩이나 팀 타선이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외국인 선수 하나를 쓰지 못한다는 것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교체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LG는 한나한을 기다렸고 한나한은 드디어 5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국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그 후 8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를 기록하며 서서히 한국무대에 적응해나갔다. 16일 잠실 SK전에서는 첫 장타(2루타)를 터뜨리며 3타점을 신고하기도 했다.
그런 한나한은 이날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맹활약했다. 아직 1루 수비는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살아나는 방망이는 LG 타선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이날 홈런은 장타력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남기게 하는 활약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의 담장을 넘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당초 장타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은 선수였지만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힘을 과시했다는 점은 침체에 빠진 LG 타선에 희망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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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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