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가 아버지의 힘을 보여줬다.
이용규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루타와 번트 안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22일 잠실 LG전부터 22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한화의 7-6 끝내기 승리에 결정타였다.
1회 첫 타석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이용규는 0-6으로 뒤진 3회 1사 1루에서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좌측 1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한화의 첫 득점으로 추격을 알리는 한 방이었다. 4회와 6회는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8회 '번트 적시타'로 감탄을 자아냈다.

한화가 4-6으로 뒤진 8회 1사 2루. 이용규는 넥센 좌완 이상민을 상대로 초구 번트가 파울로 돌아갔다. 2구 볼을 고른 이용규는 3구에 기어이 번트를 댔다. 어떻게든 살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했고, 손목에 힘을 줘서 타구의 속도를 높였다. 코스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
넥센 3루수 윤석민이 팔을 뻗어 캐치를 시도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빠졌고, 유격수 김하성이 가까스로 쫓아가 공을 건져냈다. 그 사이에 발 빠른 2루 주자 강경학이 3루를 지나 홈으로 질주했고, 이용규의 번트 안타는 적시타로 연결됐다. 타점 하나를 추가한 순간이었다.
이용규의 쇼타임은 수비에서도 이어졌다. 9회 1사에서 고종욱의 다소 빗맞은 타구, 높이 뜨지 않은 타구라 잡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이용규는 앞으로 내달리며 전력질주, 몸을 내던지며 글러브 끝으로 공을 캐치했다. 이용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슈퍼캐치에 이글스파크는 또 한 번 들썩였다.
경기 후 이용규는 "번트 상황은 초구에는 안쪽으로 대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그 다음에 유격수 쪽으로 노렸다. 타구 방향이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9회 수비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권)혁이형이라고 해도 주자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승부를 봤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용규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나타냈다. 이날 그의 아내와 아들이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이용규는 "아들이 올해 경기장에 3번 왔는데 그날마다 전부 이겼다. 역전승도 하고, 끝내기도 하고, 전승이다"며 가족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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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