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재미있고 즐겁다".
한화 리드오프 이용규(30)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못한 것까지 그라운드에서 울분을 토해내듯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눈빛부터 동작 하나하나 독기가 서려있다. 18일 현재 이용규는 리그 최다 57개의 안타로 타율 2위(.356)에 랭크돼 있다. 특히 안타 페이스는 산술적으로 210개까지 가능할 정도로 대단하다. KBO리그 최고 1번타자의 화려한 귀환이다.
▲ 2011년 이후 최고 타격감

이용규는 지난달 22일 잠실 LG전부터 2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종전 16경기 연속 안타가 두 번 있었을 뿐 20경기 이상 연속 안타는 처음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도 개인 최고 타율이었던 2011년(.333)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2011년을 넘어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장식할 가능성도 높다. 스스로도 2011년처럼 최고의 감을 느끼고 있다.
이용규는 "지금이 2011년과 함께 야구 시작한 뒤로 가장 좋은 타격감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KIA 시절 이용규는 전반기까지 4할대 타율에 도전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타율이 3할7푼3리였다. 당시 한화 소속이었던 류현진도 "용규형이 정말 4할을 칠 것 같다. 수비가 없는 곳으로만 친다"고 놀라워했다. 팀 동료였던 윤석민은 "용규형과 한 팀이라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였다.
이처럼 잘 맞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용규는 "김성근 감독님과 쇼다·김재현 타격코치님이 연습할 때부터 조금이라도 폼이 흐트러지면 바로 잡아주신다. 내가 모를 수 있는 부분을 잘 짚어주신다"며 "내가 안 맞을 때 상체를 숙이려는 모습이 나온다. 그때 감독님께서 왼쪽 어깨와 팔이 처지거나 빠지지 않도록 지적해 주시는 게 도움이 된다"고 공을 돌렸다. 김성근 감독도 "몸의 이동이 작아졌다. 흐트러진 시야가 고정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시 찾은 야구의 즐거움
또 하나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역시 외야 수비다. 지난해에는 왼쪽 어깨 재활로 수비에 나서지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뛰느라 많이 답답했다. 스스로도 팀에 미안한 마음에 자책을 수도 없이 했다. 하지만 이제 어깨 재활을 끝내며 한창 좋을 때 모습대로 중견수로서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빈다. 그는 "작년에 수비를 못 나간 게 너무 아쉬웠다. 올해는 중견수로 뛰는 것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 내게 공이 오면 어떻게든 잡고 싶고, 파인플레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수비를 나가며 타격도 되고, 팀도 잘되고 있어 예전보다 야구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도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해는 도루 12개에 그치며 실패가 11번 있었다. 올해는 벌써 10개의 도루와 함께 실패는 2번뿐이다. 이용규는 "지금 체중이 70kg 밑으로 떨어졌다. 이 체중이 내가 가장 좋을 때다. 몸이 가벼워지다 보니 주루도 잘되고 있다. 지금 이 가벼운 몸을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치고받고 달리는 이용규의 종횡무진 플레이는 한창 좋을 때 상대팀에게 악마로 군림한 그 모습 그대로.
지금 페이스라면 지난해 넥센 서건창이 기록한 201안타를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144경기 체제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용규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친 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출루를 두 번씩 한다는 생각뿐이다.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를 하는 것이 내 임무"라며 "올 가을에는 한화팬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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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