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신화를 재현하려던 여민지(22, 대전스포츠토토)의 꿈이 부상 암초에 가로막혔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오후 "여민지가 지난 16일 능곡고등학교와의 연습 경기서 부상을 입었다"며 "정밀 검진 결과 좌측 십자인대가 파열돼 8주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여민지는 오는 6월 6일부터 7월 5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5 FIFA 여자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다. 당초 그는 박은선(29, 로시얀카), 지소연(24, 첼시 레이디스)과 함께 꿈의 공격 삼각편대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여민지는 여자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자원으로 꼽힌다. 5년 전 2010 FIFA U-17 월드컵서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독일과의 조별리그 3경기서 3골, 나이지리아와 8강서 4골, 스페인과 4강서 1골을 넣으며 한국의 기적 같은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8골을 터뜨린 여민지는 골든슈(득점왕)와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차지하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은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다. 17세에 불과한 어린 소녀들이 한국 축구 역사상 FIFA 주관대회 첫 결승 진출을 넘어 기어코 왕좌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우승 주역이었던 여민지는 2011년 3월 키프러스컵서 18살의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성인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금껏 28경기에 출전해 11골을 기록, 꾸준한 성장세에 있음을 입증했다. 박은선과 지소연 등 쟁쟁한 선배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조용히 발끝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여민지는 캐나다 월드컵 23인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또 한 번 반란을 꿈꿨다. 5년 전 6경기서 8골을 몰아쳤던 기분 좋은 대회를 기억하며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넌지시 바라봤다.
하지만 여민지의 청사진은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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