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愚問賢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중국 취재진의 다소 부적절한 질문에 현명하게 대처했다.
중국 취재진이 불만을 가졌다. 중국 취재진은 베이징 궈안(중국)의 숙소 위치와 기자회견의 개최 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베이징에 배정된 숙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경기 전날 열린 기자회견의 시간이 베이징의 훈련 시간과 텀이 길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 취재진은 최강희 감독에게 "기자회견과 훈련 시간의 텀이 있고, 경기장과 숙소의 거리가 멀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간단하게 답했다. 그는 "내게 물어볼 것이 아니다. 구단들이 정하는 것이다"며 "우리도 원정을 가면 홈팀과 상의해서 결정한다. 숙소의 경우 전주의 숙박시설이 좋지 않아 모든 원정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사항은 구단과 AFC가 결정한다. 내가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책임에 대한 선을 그었다.
중국 취재진의 문제 제기에는 당연한 일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규정에 따라 원정팀의 숙소는 경기장에서 30km 이내 혹은 이동시간 30분 이내의 4성급 이상 호텔을 홈팀에서 잡아주기로 돼 있다. 하지만 전주 시내에는 마땅한 호텔이 없다. 4성급의 호텔이 하나 있지만 선수단이 머물기에 시설 및 식사 등의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은 군산의 한 호텔을 배정했다. 경기장과 거리가 47km 가량으로 이동시간도 30~40분이 걸려 AFC 규정을 지키지 못하지만 시설과 식사 등은 만족할 수준이다. 축구국가대표팀도 전주에서 A매치를 할 때 이용하는 곳이다.
베이징은 해당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북은 베이징의 선택을 존중해 다른 곳을 숙소로 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AFC 규정에 따르면 홈팀이 배정한 숙소를 바꿀 경우 홈팀이 체류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전북은 베이징이 숙소를 바꿔도 체류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체 조사를 한 베이징은 전북의 제안이 최선이라는 걸 깨닫고 변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 취재진은 문제를 제기했다. 베이징 구단을 통해 미리 내용을 접해야 했지만, 오히려 해당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는 최강희 감독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기자회견 시간도 문제될 것이 없다. 당초 AFC 경기감독관은 오후 12시 기자회견을 제안을 했다. 전북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베이징이 거절을 했다. 베이징은 자신들의 훈련이 열리기 직전인 오후 6시에 기자회견을 진행할 요구했다. 기자회견과 훈련까지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경기감독관이 거절했다. 원정팀이면서 모든 것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하겠다는 베이징의 요청을 경기감독관이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결국 경기감독관은 전북이 처음 예정했던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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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