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인연이다. 201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Q스쿨)에 공동 수석으로 합격한 루키 이민지(19, 하나금융그룹)와 앨리슨 리(19, 미국)가 ‘킹스밀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1박 2일간의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폭우와 일몰로 인한 2번의 경기 중단과 속개 끝에 마지막에 웃은 이는 이민지였다.
흔한 연장승부는 아니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2시간 여의 폭우, 그로 인한 경기 중단이 1박 2일간의 최종 라운드 격돌을 불렀다. 그리고 2번의 경기 중단은 둘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국시간 18일 밤 8시,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암스버그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 6379야드)에서는 201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가 또 시작됐다. 현지시간으로는 이튿날 아침에 속개 된 최종라운드였다.

현지시간 전날, 4라운드의 출발은 한국계 앨리슨 리(한국명 이화현)의 흐름이었다. 4라운드를 10언더파 단독 2위로 출발한 앨리슨 리는 1, 3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하늘이 야속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경기가 중단 되고 말았다. 2시간 10여분의 중단 후 흐름이 끊긴 앨리슨 리는 5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이후 홀에서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앨리슨 리는 9번홀에서 갑작스레 코피가 흘러 응급처리를 받기도 했다.
반면 호주 교포 이민지는 경기 중단 이후 신들린 버디행진을 펼쳐나갔다. 7번홀부터 15번홀까지 이글 한 개를 포함해 7타를 줄였다. 이민지는 16번 퍼팅을 남기고 경기를 이튿날로 미뤘는데 그때까지 성적이 16언더파 단독 선두였다. 2위와는 여유 있는 4타차.
이튿날 아침 속개 된 경기는 흐름을 또 한번 바꿔 놓았다. 전날 신들린 퍼팅감을 자랑한 이민지는 16번홀 그린 위에서 경기를 이어갔는데 미처 그린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리퍼트를 하며 보기를 범했다. 반면 앨리슨 리는 속개 된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이민지를 압박했다.
만약 홀이 더 남았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승자를 바꾸기에는 남은 홀이 너무 적었다. 달라진 흐름은 분명했지만 일몰 중단 때의 4타차는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바꾸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이민지는 긴장감이 역력한 가운데 남은 17, 18번홀을 파로 마무리,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는 속개 된 경기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한 유소연(26, 하나금융그룹)의 차지였다. 유소연은 4라운드 전반에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기록하며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이후 홀에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의 유소연은 또 달라져 있었다. 15~1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순위를 치고 올라갔다. 마찬가지로 유소연에게도 남은 홀이 너무 부족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앨리슨 리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2위자리도 놓쳐 12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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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밀 챔피언십’에서 LPGA 데뷔 첫 승을 기록한 이민지.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