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홈런 트리오, 3인3색 세리머니 사연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19 05: 58

올해 롯데 자이언츠는 대포군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17일 현재 롯데의 팀 홈런은 40경기에서 55개로 넥센(58개)에 이어 삼성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홈런 55개 중 31개는 3명의 배트에서 나왔다. 전체 팀홈런의 56.3%가 장타 3인방으로부터 나왔는데, 바로 강민호(12개)와 최준석(10개), 그리고 황재균(9개)이다.
3명 모두 올해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이제까지 강민호와 최준석의 시즌 최다홈런은 23개였고, 황재균은 18개였다. 강민호는 2010년 홈런 23개를 쳤고 최준석은 지난 해, 그리고 황재균은 2009년이 홈런 최다였다. 시즌 144경기 가운데 40경기를 치러 시즌 진행률 27.8%를 기록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3명 모두 무척 빠른 페이스다.

재미있는 건 이들 3명 모두 개성 넘치는 홈런 세리머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민호는 양손 검지와 새끼손가락만 펴고, 최준석은 오른손을 하늘 위로 2번 쏘아 올린다. 황재균은 오른손으로 얼굴을 휘젓는 세리머니를 한다.
사실 강민호와 황재균 홈런 세리머니는 한 배에서 나왔다. 바로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다. 아두치는 한국에 올 때 홈런 세리머니를 2개 준비해왔다고 한다. 강민호는 늑대 흉내를 내는 손가락 세리머니를, 황재균은 얼굴 세리머니를 가져간 것이다. 강민호는 "나와 재균이 모두 큰 의미 없이 세리머니를 나눠 가졌다"고 설명했다.
로맨티스트 강민호는 늑대 세리머니를 지난 16일 수원 kt전에서 야구장을 찾은 여자친구에게 날려 화제를 모았다. 올 초 기상캐스터 신소연과 열애를 공개한 강민호는 세리머니를 한 뒤 여자친구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자랑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황재균의 세리머니는 원래 WWE 프로레슬러인 존 시나의 트레이드 마크다. 상대를 쓰러트린 뒤 얼굴을 휘저으며 'You can't see me(날 볼 수 없지)'라고 말하는 게 포인트다. WWE 최고의 인기스타인 시나는 2005년 'You can't see me'라는 음악 앨범까지 발매, 미국 빌보드 랩 앨범차트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두치가 시나의 열렬한 팬이라는 후문이다.
최준석 세리머니는 좀 더 특별하다. 지난 미디어데이 때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세리머니라고 공개했다. 한 팬이 최준석에게 '혹시 족발 써는 세리머니냐'고 농담삼아 질문했는데,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숙연함이었다. 올해 롯데 홈런 세리머니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지난 13일 넥센전 사직구장에서 나왔는데, 최준석이 9회 끝내기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모든 동료들이 함께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그 어떤 세리머니보다 하늘까지 가장 가깝게 닿지 않았을까.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