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이 감독으로’ 마이애미의 쇼킹 행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9 03: 23

시즌 초반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가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마이크 레드몬드 감독을 경질한 대신 그 자리를 댄 제닝스 단장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미 CBS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제닝스 단장이 레드몬드 감독의 빈자리를 메운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보통 단장과 감독의 영역이 철저히 분리되는 것이 야구의 세계인데 보도가 사실이라면 단장이 감독으로 부임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마이애미는 19일 정오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리빌딩 시간을 마치고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비상이 기대됐던 마이애미는 18일까지 16승22패(.421)에 그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지구 선두 뉴욕 메츠와의 승차는 벌써 6경기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위시로 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디 고든, 댄 해런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레드몬드 감독은 ‘경질 1순위’로 불렸고 결국 ‘괴짜’로 불리는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당초 현지 언론에서는 레드몬드의 후임으로 제프 코나인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으나 로리아 구단주의 선택은 제닝스 단장이었다. 제닝스는 야구계에서 존중을 받는 행정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감독의 경험은 없다. 프로 선수 경력도 일천한 편이다.
지난 1986년 신시내티 레즈의 스카우트로 MLB 세계에 발을 내딛은 제닝스는 탬파베이의 스카우트 총괄을 거쳐 지난 2007년 9월 마이애미의 부단장으로 취임했다. 2013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마이클 힐에 이어 마이애미의 단장으로 지금까지 활동했다. 제닝스의 뒤를 이은 마이애미의 새 단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장이 감독이 되는 경우는 MLB의 긴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감독이 단장까지 겸임한 경우가 한 번 있기는 했다. 1990년 바비 콕스(애틀랜타)의 사례다. 콕스 감독은 당시 공석이었던 단장직까지 겸임했으나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이었으며 그 시기도 길지 않았다. 애틀랜타는 존 슈어홀츠를 새 단장으로 영입하며 콕스 감독은 다시 현장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CBS스포츠는 제닝스 단장의 감독 선임을 두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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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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