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vs 김성근’ SK-한화 마운드 대격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9 05: 53

시스템 마운드로 대변되는 SK와 김성근 감독의 노련한 투수운용이 돋보이는 한화 마운드가 주중 인천에서 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SK 마운드가 우위에 있지만 김성근 감독 특유의 ‘벌떼 불펜’이 SK를 허를 찌른다면 알 수 없는 승부가 될 수도 있다.
SK와 한화는 19일부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SK 재임 시절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의 인천 방문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팀의 사정을 봐도 이번 3연전의 무게를 가벼이 여길 수 없다. 5할 이상 승률에서 버티고 있는 한화는 중·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선두 두산에 0.5경기 뒤진 3위를 기록 중인 SK는 선두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첫 3연전(4월 23일~25일 대전)에서 싹쓸이 수모를 당한 적이 있어 그 빚도 갚아야 할 처지다.
두 팀의 타선은 최근 들어 안정감을 찾고 있다. SK는 박정권이 1군에 복귀한 뒤 전체적인 짜임새가 나아졌다. 지난 주 5경기에서 3할6리의 팀 타율을 기록했다. 한화 타선도 기복은 있지만 승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점수는 벌고 있다. 이용규가 맹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최진행이 지난 주 2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태균 김경언 정근우 등 부상 및 부진 선수들의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상될 여지는 SK보다 더 크다.

결국 마운드 싸움으로 보인다. 초반에 어떤 흐름을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 두 팀 모두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7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도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12승4패를 기록해 이 부문 4위다. SK는 문광은 전유수 정우람 윤길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강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한화는 2이닝 이상을 틀어막을 수 있는 박정진과 권혁의 존재가 든든하다.
두 팀의 마운드 운영 시스템이 사뭇 다르다는 것도 흥미롭다. SK는 김용희 감독 부임 이후 ‘시스템 마운드’를 만들었다. 각자 정해진 위치에서 등판 상황이 되면 올라오는 시스템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투구수에 따른 철저한 휴식일을 지켜주며 구위를 관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성적도 좋은 편이다. 여기에 주중 3연전 선발 로테이션도 좋다. 19일 경기에서는 부상에서 복귀한 트래비스 밴와트가 나서고 20일과 21일에는 ‘원투펀치’를 몫을 하고 있는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차례로 등판하는 로테이션이다.
이에 비해 한화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벌떼 야구로 맞설 전망이다. 쉐인 유먼, 송은범, 미치 탈보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선발진의 외견은 그렇게 약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아 선발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박자 빠른 선발 교체, 그리고 데이터와 김 감독 직관을 조합한 불펜투수들의 총동원령도 그릴 수 있는 시나리오다. 객관적으로 떨어지는 마운드 전력을 이런 전략으로 메울 수 있을지 관심사다.
어찌됐건 선발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화는 SK와의 첫 3연전 당시 선발투수들이 모두 5이닝을 소화하며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줬다. 3연전 내내 불펜 총력전을 벌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 부문이 이번 3연전의 절대 과제로 보인다. 여기에 타선은 SK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일찍 끌어내려 필승조 투입을 막아야 한다. 반대로 SK는 선발투수들이 일정 이닝을 버틸 수 있다면 승산이 높아진다. 필승조 투수들은 모두 충분한 휴식을 가진 채 이번 3연전에 대기한다. 굳이 따지자면 운영 방식에서 극과 극에 서 있는 두 팀의 마운드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