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도 불펜에 사는 김성근, "혹사 피하기 위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19 06: 00

"혹사 안 시키려면 준비해야지". 
월요일 휴일이었던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좌측 외야 불펜에서는 아침 9시부터 포수 미트를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1군에 등록되지 않은 2군 투수들이 투구 훈련에 열중이었다. 그곳에는 역시 아침부터 휴일을 반납한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오후 원정 이동을 앞두고도 훈련에 매달렸다. 
오전 11시부터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가 처음으로 훈련을 실시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불펜에서 나올 줄 몰랐다. 폭스의 상태에 대해서는 타격코치들에게 보고를 받았을 뿐 불펜에서 계형철 순회코치와 함께 투수 지도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최우석·조영우·김정민·김강래가 교육 대상이었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김성근 감독은 불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휴일이라고 해서 다를 것 없다. 어린 투수들을 계속 봐야 한다. 바깥에서 요즘 투수 혹사라고 하지 않은가. 투수 혹사를 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미리 미리 투수들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올해 한화는 투수 운용을 놓고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집중 투입되고 있는 필승조 권혁·박정진·송창식 그리고 지난주 무려 3경기에 선발 투입된 안영명이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들의 등판간격과 투구수 등 객관적 수치는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독 한화에만 쏠리는 혹사 논란에 김 감독은 다소 심기가 불편하다. 김 감독은 "다른 팀 투수들도 3일 연투를 하는데 왜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는가. 팀마다 살림이라는 것이 있다. 여유 있는 집안은 상관없겠지만, 우리는 투수 8~9명으로 버티고 있는 팀이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도 지금처럼 시즌 끝까지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없다는 걸 안다. 현재 주력 투수들이 지치고 페이스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 2군에서 쓸 수 있는 투수들을 만들고 있다. 대전과 서산의 거리가 멀어 등판 대기를 하지 않는 2군 투수들을 1군에 불러 가르친다. 
김 감독은 "지금 어린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올라오고 있어 긍정적이다. 145km 넘는 아이들이 몇 명 나온다. 조영우는 147km까지 나오고 있고, 김범수도 145km 이상 나오더라. 아직 컨트롤이나 변화구를 더 배워야 하는데 계속 던지면 올라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거듭되는 혹사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휴일도 불펜에 사는 김성근 감독은 혹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치열하게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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