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가 없다. '프로'나 '에어' 없이 그냥 '맥북'이다. 다소 밋밋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등장 해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그 오리지널 맥북의 감동을 또 한 번 만끽하라는 뜻일까. 지난 2011년 단종됐던 '맥북'이 4년만에 다시 부활했다.
단순한 재탄생이 아니다.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맥북'은 한마디로 매력적이다. 1kg도 채 되지 않는 920g의 무게 때문에 평소 아이패드처럼 한 손으로 들고 다녀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막상 작동을 위해 손가락으로 상판을 들어올려 열 때는 하판이 딸려 오지 않을 만큼 묵직한 무게감을 느꼈다. 기본적인 밸런스를 잘 맞췄다.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 키보드는 깔끔하고 촘촘하게 들어차 보기 좋게 배열돼 있다. 마치 치아가 가지런히 배열돼 있는 것 같다.
'갖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쓸고 누르는 '손가락 재미'를 통해 맥북에 탑재된 새로운 장점들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159만 원(256GB)과 199만 원(512GB)이라는 다소 부담가는 가격대라는 갈등요소를 지니고 있기는 하다. 또 생소한 USB-C 타입에 무선지향적인 원포트, 램 및 SSD 업그레이드가 힘들다는 등의 불편함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바뀐 다양한 트랙패드 기능과 나아진 배터리 성능 등은 사용자를 금방 친숙하고 안정적으로 만들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멀티 터치(Multi-Touch)와 포스 터치(Force Touch) 기능은 맥북이라는 이름처럼 마치 책(book)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더불어 골드,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3가지 색상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여성들이나 처음 맥북을 접하는 이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당황스럽거나 환상적이거나
맥북의 날렵한 외모는 절로 눈길이 간다. 힌지 쪽 가장 두꺼운 부분이 13.1mm다. 이는 맥북 에어(17.3mm)보다 4.2mm가 더 얇다. 단순히 생각해도 얼마나 얇은 지 알 수 있다. 또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12인치형으로 0.88mm에 불과하다. 맥 디스플레이 중 가장 얇다. 애플 제품에 대해 디자인으로 딴지를 걸기란 역시 힘들다.
그런데 옆면을 살펴보면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USB 등을 꽂을 수 있는 포트가 양쪽에 덩그러니 1개씩 모두 2개 뿐이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마이크/스피커 헤드폰 잭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USB-C 포트가 유일하다. 처음에는 외부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애써 단절하는 느낌이었다. 전원충전과 외부 액세서리까지 모두 이 USB-C 포트 하나로 해야 하는 만큼 복잡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USB-C 포트는 오히려 전원충전은 물론 USB, 각종 디스플레이, HDMI, VGA와의 연결을 하나로 통합시킨 것이다. 랜선은 무선이 대체하고 있고 저장공간 확장은 클라우드가 있다. 미러링을 이용하면 TV 대화면 출력이 가능하고 마우스가 필요없을 정도로 직관적인 트랙패드도 인상적이다. 이런 것 저런 것 따지기 귀찮다면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분명한 해결책이다.
애플은 맥북 출시와 함께 운영체제를 OS X 요세미티로 업데이트 했다. 압력에 특히 원활하게 작동이 된다.
또 본체 크기를 줄이면서도 빈공간을 잘 활용, 모두 배터리로 채워넣었다. 배터리를 계단 형태로 쌓아 빈공간이 없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셀 용량이 35% 늘어났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향상됐다. 웹 검색에는 9시간, 아이튠즈는 10시간 동안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사실상 하루종일 충전없이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로직보드는 극단적인 방식의 소형화를 시도, 지금까지 애플이 설계한 로직 보드들에 비해 2/3이나 줄었다. 팬이 없어 소음을 최소화했고 인텔 코어 M칩은 5W 전력만을 소비, 열이 적게 발생해 팬이나 전열관이 필요없다. 따라서 조용한 노트북이기도 하다.

▲ 손끝의 혁신에 주목하다
이번 맥북은 애플이 사용자의 손에 집중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마법 같은 트랙패드다. 겉보기에는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사용자가 누르는 힘의 정도를 알아내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압력의 정도를 인식해서 '포스 터치', 일명 '세게 클릭'이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볼 때 손가락 압력에 따라 빨리 감기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애플리케이션이나 자료를 열어보지 않아도 이 압력 정도에 따라 미리보기가 가능하다.

마법같은 부분은 따로 있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강화유리로 돼 있는 맥북의 트랙패드는 당초 스프링처럼 누르고 튀어나오는 '다이빙보드' 매커니즘을 사용해왔다. 느낌은 이번 맥북도 그대로다. 하지만 실제로는 패드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느끼도록 했다. 패드 가운데는 바로 아래 붙어 있는 탭틱 엔진(Taptic Engine)과 붙어 있어 공간없다. 탭틱 엔진이 보내는 진동이 사용자에게 아래로 누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또 패드 귀퉁이는 실제 거의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네 귀퉁이 각각에 설치된 센서가 사용자 손가락의 압력을 계산, 화면에 나타난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컴퓨터의 전원이 꺼져 있으면 포스 터치 트랙패드를 클릭할 수 없다. 이는 실제로 경험하고 느껴보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트랙패드는 손가락을 세우고 눕히는 표면 면적에 따라서도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마우스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다. 트랙패드의 멀티터치 기능을 통해서는 마우스가 해오던 역할 이상을 해낼 수 있다. 스크롤은 검지와 중지를 2개 손가락을 사용하고, 확대/축소/회전은 아이폰처럼 사용하면 된다. 페이지를 넘길 때는 검지와 중지 2개 손가락으로 좌우로, 전체 화면 앱을 넘기려면 3개 손가락을 좌우로 쓸면 된다. 마치 책을 연상시킨다. 이밖에도 엄지와 세 손가락을 쓰고 세 손가락을 위로 올리기도 한다. 그러면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맥북의 트랙패드는 사용자가 엄지로 클릭하고 있는지, 다른 손가락으로 클릭하고 있는지 인지한다.
넓어진 키보드도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키보드의 기초부터 설계에 나섰다. 그 결과 가장자리 주변이 불안정하게 흔들렸던 가위식 매커니즘에서 키 높이는 낮으면서도 더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반응하는 나비식 매커니즘으로 디자인을 교체했다. 그 결과 키는 17% 더 넓어졌고 40% 더 얇아졌다. 가장 익숙한 풀 사이즈 키보드로 안정성, 균일성, 정확성을 확보, 타이핑이 정교하고 경쾌해졌다.

덧붙여 키보드의 정교한 백라이트 기능도 흥미롭다. LED 줄과 키보드 전체에 조명을 분산하는 도광판을 없애고 각각의 키마다 개별 LED를 배치, 균일한 밝기를 유지하도록 LED를 조정했다.
사진, 일정, 심지어 메시지까지 아이폰, 아이패드와 공유가 가능한 맥북은 가능한 최대 에너지 효율을 발휘하도록 최적화돼 일반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10.10kWh이다. 또한 미국환경보호청의 에너지 스타(ENERGY STAR 6.1) 인증을 획득했다. 또 베릴륨, BFR, PVC 등 여러 가지 유해 물질을 포함하지 않도록 디자인됐고 알루미늄이나 유리 같이 재활용성이 높은 재질로 제작됐다.
이번 맥북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더욱 유혹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맥북은 신형 맥북, 뉴 맥북, 12인치 맥북 등 다양한 애칭이 붙어 있는 만큼 '프로', '에어' 시리즈와 함께 또 다른 애플의 강력한 라인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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