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선발진이 마침내 100%가 됐다. 지난 9일 kt전에서 류제국이 2015시즌 스타트를 끊은 것에 이어, 우규민도 지난 14일 NC전에 나섰다. 류제국과 우규민 모두 토종에이스답게 2015시즌 첫 경기부터 안정적이면서도 경제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류제국은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7일 잠실 SK전에서 7이닝을 소화, 과부하에 시달린 불펜진을 구원하고 선발승도 챙겼다.
LG는 이번 주 임지섭을 1군 엔트리에 등록, 양상문 감독이 짜 놓았던 선발진 마스터플랜이 가동된다. 그러면서 19일부터 시작하는 목동 넥센 3연전에 소사·우규민·임지섭이,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사직 롯데 3연전에는 루카스·류제국·소사가 선발 등판한다. 5선발이었던 임정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펜에서 롱릴리프로 나선다.
선발투수들의 최근 모습만 놓고 보면, LG는 선발진을 통해 훨씬 나은 경기력을 펼칠 확률이 높다. 1선발 에이스 소사는 올 시즌 9경기 61이닝을 소화하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닝 부문에서 리그 전체 1위, 탈삼진(58개) 2위, 그리고 평균자책점 5위로 맹활약 중이다. 이닝이터 소사가 없었다면, LG는 마운드 전체가 붕괴됐을지도 모른다. KBO리그 4년째를 맞이하는 소사는 완급조절 능력까지 갖춘 완전체가 됐다.

기복이 심했던 루카스도 안정감을 찾고 있다. 루카스는 지난 10일 kt전부터 각도 큰 커브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며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구위만 놓고 보면, 소사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패스트볼을 통한 땅볼 유도 능력은 메이저리그서도 통했다. 볼넷만 더 줄인다면,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할 수 있다. 최경철은 루카스를 두고 “원래 가진 게 많은 투수다.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류제국과 우규민은 이미 경쟁력을 입증했다.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으로 20승 이상을 합작했고,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둘이 2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합작하며 리오단과 함께 LG 선발진을 이끌었다. 두 투수 모두 땅볼 유도를 잘 하고, 상대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도 출중하다. 아직 시즌이 100경기가 넘게 남은 만큼, 얼마든지 시즌 초반 결장을 만회할 수 있다.
관건은 5선발 임지섭이다. 임지섭은 올 시즌 7경기 30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막강한 구위를 자랑하며 피안타율 1할7푼5리를 찍고 있으나, 볼넷 30개, 폭투 8개로 제구력이 문제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2군에서 조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지난 14일 넥센과 퓨처스리그 경기서도 4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범했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과감하게 임지섭을 1군 무대에 투입, 현재와 미래를 한 번에 잡으려고 한다. 임지섭이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것보다, 고전해도 1군 무대를 경험하는 게 임지섭이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 보고 있다. 현재 선발진에 이닝이터가 많은 만큼, 임지섭이 있어도 불펜진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문제는 LG가 여전히 하위권에 있다는 점이다. 무려 8팀이 5할 이상을 찍고 있는 가운데, LG는 17승 22패 1무로 9위, 5할 승률에 5경기가 부족하다. 104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만회할 수는 있다. 그래도 7월에는 중위권을 위협해야 한다. LG는 지난해에도 8월 들어 5위로 올라섰고, 8월 22일부터 시즌 끝까지 4위를 사수한 바 있다.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임지섭의 선발투입이 묘수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어쨌든 LG는 소사 류제국 우규민 세 명의 수준급 선발투수를 보유했다. 루카스 또한 기복만 줄이면 두 자릿수 승이 가능하다.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던 봉중근도 정상궤도에 올랐다. 불펜진 필승공식은 올 시즌도 유효하다. 비로소 마운드가 제 자리를 찾은 LG가 지난 2년처럼 ‘지키는 야구’로 반등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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