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정우람, 최고 불펜 한판 승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9 12: 59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불펜요원으로 자리한 권혁(32, 한화)과 정우람(30, SK)이 불펜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두 선수의 성적에 따라 양팀의 희비도 엇갈릴 가능성이 있어 두 선수의 어깨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SK와 한화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19일부터 주중 3연전을 갖는다. SK의 왕조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의 인천 방문이라는 적잖은 의미를 가진 3연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여기에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고 있는 SK, 그리고 상위권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화의 팀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양보할 수 없는 3연전이 예상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SK가 앞서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선발진에서 한화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김강민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최정이 어깨 부상 여파로 고전하고 있긴 하지만 타선도 한화에 비해 못할 것은 없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다. 실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양팀의 첫 3연전 당시에는 한화가 예상을 깨고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매 경기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한화가 3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5할 이상 승률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한화도 이번 주중 3연전에 SK 킬러인 쉐인 유먼을 비롯, 송은범, 2군에서 조정 시간을 가진 미치 탈보트가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선발이 5회만 버티면 그 다음부터는 해볼 만하다는 것이 한화의 심산이다. 실제 첫 3연전 당시 한화의 선발투수들은 모두 5이닝을 든든하게 소화하며 싹쓸이의 초석을 놨다. 5회까지만 대등하게 끌고 가면 박정진과 권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들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윤규진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가운데 권혁의 이름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재 한화의 막판에서 가장 믿음직한 이름이다. 올 시즌 24경기에서 무려 38이닝을 던지며 3승3패8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한화의 3승 당시에도 모두 권혁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2승1세이브). 약간 처지는 듯 했던 구위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에 맞서는 SK는 정우람을 필두로 한 필승조로 물량공세에 나선다. SK는 선발이 6~7이닝을 소화하고 그 뒤로 전유수 문광은 정우람 윤길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자기 몫을 다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핵심은 윤길현까지 가는 마지막 연결고리 정우람이다. 군 제대 후 첫 시즌인 정우람은 21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29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피안타율(.111), 이닝당출루허용률(0.86),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5.9%)에서 리그 불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SK가 선발진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한화 타선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뽐내고 있는 만큼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가져가기는 어렵다. 한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매주 5할 승률을 지켜내고 있는 것에서 SK의 긴장감도 높아질 수 있다. 결국 1~2경기는 불펜 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차하면 권혁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어 두 선수의 마운드 조우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첫 3연전은 권혁의 판정승이었다. 권혁은 24일 첫 경기에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따냈다. 26일 경기에서도 1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정우람도 25일과 26일 연달아 등판하며 도합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나 팀 승리와는 이어지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는 누가 웃게 될지, 3연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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