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클럽의 팬들은 통도 남다르게 큰 모양이다. 중국 팬들이 탄천을 접수할 기세다.
성남FC는 20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중국슈퍼리그의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시민구단 성남에게 중국슈퍼리그의 ‘슈퍼갑’ 광저우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다. 광저우 원정경기서 승리한 K리그 팀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워낙 텃세가 심한 탓이다. 성남은 홈에서 치르는 1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광저우 팬들의 ‘팬심’ 또한 규모가 남다르다. 20일 열리는 1차전에 무려 5400명에 달하는 중국 팬들이 원정응원을 올 예정이다. 평소 성남의 홈경기에 팬들이 4000명 정도 몰리는 것을 감안할 때 홈팬보다 원정팬이 더 많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정 팬들의 응원소리가 더 높을 경우 성남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
성남은 주눅들지 않고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19일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김학범 감독은 “중국팬들 티켓이 5400장이 팔렸다는데 내 생각보다 적다. 우리에게는 일당백을 하는 서포터가 있다. 서포터들을 믿고 있다. 내일 성남팬들도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선수들은 상대 응원을 우리 응원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주장 김두현은 “선수들이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유니폼이 검정색이라 강하게 보인다. 팬들은 적지만 우리는 홈경기 이점을 최대한 누리면서 경기하겠다. 어느 때보다 목소리 높은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를 앞둔 선수단이 경기장에 홈팬들이 더 적게 올 것을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축구의 비극이다. 저조한 K리그 인기의 현주소를 여실히 반영한다.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성남팬들이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광저우 팬들에 밀리지 않은 열띤 응원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