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실책 악몽’ 구멍 뚫린 한화 유격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9 21: 36

비교적 대등한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승패를 좌우한 것은 실책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개 숙인 한화 유격수들이 있었다. 부담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실책이 속출하며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화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를 공략하지 못한 끝에 5-7로 졌다. 초반 타선의 빈공이 1차적인 문제였지만 수비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막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을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한화 유격수들을 괴롭혔다. 9회 김태균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차까지 따라붙었음을 고려하면 더 아쉬웠다.
1회부터 실책이 나왔다. 선두 이명기의 유격수 땅볼 때 강경학이 1루로 송구한 것이 옆으로 치우치며 이명기가 살았다. 정상적인 송구였다면 아웃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결국 유먼은 박재상에게 2루타, 이재원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2실점했다. 1실점은 어쩔 수 없더라도 1실점은 하지 않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화가 2회 최진행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은 것을 고려해도 아쉬웠다.

강경학의 수난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후 자신에게 타구가 잘 오지 않는 듯 했던 강경학은 5회 이재원과 브라운의 타구를 잘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박정권의 타구가 다시 강경학에게 향했고 이를 잡아 힘차게 던진다는 것이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며 실책이 됐다. 비록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는 잔인한 6회의 복선이 됐다. 한화는 이에 대비라도 한 듯 6회에 앞서 권용관을 유격수로, 강경학을 2루수로 보냈지만 베테랑 권용관도 악몽을 피해가지 못했다.
6회 2사 후 나주환이 중전안타로 나간 상황에서 한화는 좌완 마일영을 올려 이명기 박재상을 상대하게 했다. 그리고 이명기의 타구가 권용관에게 향했다. 옆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고 발 빠른 이명기를 고려했을 때 쉽지는 않았으나 침착했다면 무난히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권용관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2사 1,3루를 만들어줬다.
이명기의 도루로 2사 2,3루가 된 상황에서는 운명의 짓궂은 장난처럼 박재상의 타구도 권용관에게 향했다. 이미 전 상황 실책에 부담이 커진 권용관은 이 타구도 뒤로 빠뜨리며 고개를 숙였다. 3루 주자 나주환은 물론 2사 후라 과감히 스타트를 끊은 이명기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 때 치명적인 2실점이었다. 실책이 하나만 없었어도 2점은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7회 김경언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추격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실책이 없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을 만한 한 판이었다.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이에 강경학, 권용관이 4실책 트라우마를 벗고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지도 이번 주중 3연전의 화두로 떠올랐다. 김성근 감독이 4실책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를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긴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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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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