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19)이 데뷔 첫 승과 함께 팀을 연패에서 구했다.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토종 투수의 선발승도 엄상백이 해냈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박세웅의 아쉬움을 달래고 프랜차이즈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엄상백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따냈다. kt는 창단 후 토종 투수들의 선발승이 나오고 있지 않았는데, 엄상백이 스타트를 끊었다. 또한 이전 까지 한국 투수로 박세웅(현 롯데), 정대현만이 각각 한 번씩 기록했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기록했다.
엄상백은 이전 등판까지 다소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지난 3일 수원 NC전에선 2이닝(4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만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기도 했다. 조범현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엄상백을 일찌감치 내렸다. 아직 고졸 신인이기 때문에 긴 이닝을 맡길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 2할8푼(리그 3위)을 마크하던 NC 타선을 상대로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패스트볼(42개)보다 더 많이 던진 체인지업(44개)이 주효했다. 볼넷도 단 1개로 제구까지 뒷받침됐다.

무엇보다 점차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시즌 초반엔 4이닝 까지도 못 채웠지만 이닝 수를 늘려갔고, 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좋은 피칭을 했다. 새로운 토종 에이스 탄생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스타로 주목받던 박세웅은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kt로선 과감한 결단이었다. 카드 자체는 누가 이득일지 쉽게 판단할 수 없었지만, 박세웅이 가진 상징성은 컸다. 그러나 kt는 장성우, 하준호의 영입으로 타선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엄상백이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사실 엄상백도 박세웅 못지않은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박세웅은 2014 신인지명회의에서 kt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엄상백은 2015 신인지명회의에서 똑같이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엄상백 영입 당시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1군에서 바로 선발로 뛸 수 있는 선수다. 구위나 마운드에서의 마인드가 정말 좋다”라고 극찬했다. 조 감독 역시 “아직 신중하게 던지는 부분이 부족하지만, 분명 크게 될 투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군 마운드에 오른 지 6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고졸 신인치고 빠른 페이스로 첫 승을 신고했다. 특히 고대하던 첫 승을 거뒀기 때문에 자신감이 붙은 상황. 미래의 토종 에이스를 향한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엄상백은 이날 경기 후 “다음 경기에서도 한 이닝, 한 이닝 전력투구를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비록 여전히 최하위에 처져있는 kt지만 고졸 루키 엄상백의 쾌투는 팀도, 야구팬도 모두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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