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공략 난타전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상대보다 더 큰 문제가 나타나며 무너지고 말았다. ACL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분명하게 공략법을 찾았다. 바로 중앙에서 우위를 잡아야 한다.
수원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3으로 역전패 했다. 8강행 티켓을 따내기에는 너무 불리한 상황. 중앙 수비를 공략하는 대결서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수원과 가시와는 서로 상대 수비의 중앙 그리고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을 뽑아냈다. 5골 모두 상대 공격수에 대한 주의 부족으로 인해 일어난 실수였다. 특히 수원은 3차례 모두 중앙 수비진의 문제가 가장 크게 드러났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수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평가 받은 수원은 8강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중앙 수비를 튼튼하게 만든 후 상대 중앙을 파고 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염대세' 염기훈-정대세, 가시와의 중앙을 뚫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수원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정대세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인 뒤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들은 모두 정대세에 집중됐다. 엔드라인까지 내려간 정대세의 움직임에 의해 가시와 수비진은 뒤에서 달려드는 염기훈을 파악하지 못했다.
염기훈은 넘어지면서 정대세의 패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 했다. 가시와 골키퍼 스게노는 손을 쓸 상황을 만들지도 못했다.
후반에 터진 정대세의 만회골도 말 그대로 '염대세'의 완벽한 조합이었다. 정대세의 움직임이 집중하던 가시와의 중앙 수비를 상대로 염기훈은 완벽하게 뒷공간에 볼을 연결했다. 염기훈의 크로스를 기다리던 정대세는 머리로 가볍게 받아 넣었다. 분명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것을 정확하게 파고 들었다.
분명 수원의 공격진은 상대를 강력하게 몰아쳤다.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수비였다. 가시와의 중앙을 치열하게 파고들어 2골을 뽑아냈지만 수원의 중앙 수비는 더 흔들렸다.
▲ 레안드로의 배후침투, 수원의 중앙수비는 무용지물
염기훈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가시와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중원을 두텁게 만들고 수원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전진을 펼쳤다. 그 결과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가시와의 동점골 상황은 분명 팀도 기대하지 않던 상황이었다. 가시와 요시다 다쓰마 감독은 "바라다 아키미가 그렇게 잘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배후침투가 굉장히 좋았고 위력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요시다 감독의 말처럼 날카로운 중앙 패스에 이어 바라다의 침투가 완벽했다. 수비진이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수원 골키퍼 정성룡은 할 수 있는 것이 크게 없었다.
첫 실점 상황에서 수원의 중앙 수비진은 라인을 잡아내지 못했다. 중원에서 흔들리면서 수비진도 측면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측면에서 무너지면 더욱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확한 간격을 가지고 움직여야 했지만 수원 수비진은 문제점을 노출하며 실점하고 말았다.
페널티킥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민상기가 뛰어 들며 상대를 밀쳤다.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침착하게 상대가 돌지 않게 만들었다면 슈팅기회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은 페널티킥을 불었고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결승골은 가시와의 외국인 듀오가 완벽하게 수원 수비진을 농락했다. 염기훈과 정대세가 만회골을 터트린 것처럼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일단 크리스티아누가 돌파할 때 수원 수비진은 집중력이 떨어졌다. 측면에서 막아야 할 홍철이 점점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그 결과 수비는 더욱 흔들렸고 크로스를 너무 쉽게 허용했다.
더욱 큰 문제는 중앙 수비였다. 레안드로가 기민하게 움직이는 사이 볼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발 끝에 공은 닿지 않았다.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났다. 그 상황에서 정성룡은 몸을 날렸지만 레안드로의 슈팅은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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