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전북, 원정에서 공격 본능 살려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20 05: 29

위기가 기회다. 홈에서의 실패를 원정에서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 홈경기에서 김기희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40분 통한의 페널티킥 실점으로 1-1로 비겼다. 무실점 승리로 1차전을 마치겠다는 계획이 무산된 전북은 2차전에서 승리하거나 2골 이상을 넣고 비겨야 한다.
패인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다.

당초 전북은 후반전에 승부수를 던지려고 했다. 이동국을 선발로 내세워 원톱 체제로 운영하다가 후반전에 에두를 투입해 투톱으로 베이징의 골문을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이 몸을 푸는 도중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이동국은 후반 6분 에두와 교체돼 벤치에 앉게 됐다. 이동국의 교체 아웃 이후 전북은 조금씩 소극적으로 변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오늘과 같은 후반전은 우리 홈경기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다"고 말할 정도다. 틀린 말이 아니다. 홈에서 만큼은 무조건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는 전북이 리드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수비라인을 내리는 것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날 전북은 선수들이 스스로 수비라인을 내려 베이징의 공격을 견뎌내는데 집중했다.
수비적인 운영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나 마찬가지였다. 의도적이지 않게 수비라인을 내린 전북은 전반전과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공격의 날카로움은 사라졌고, 베이징의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그나마 수비가 안정됐지만, 후반 40분 수비 실수로 상대 공격수의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북은 혹시나 하는 희망에 골키퍼 권순태를 믿어봤지만, 동점을 막는 건 불가능했다.
1-1로 비긴 전북은 원정에서 반드시 1골은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0-0으로 비길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패배하는 만큼 1-1로 비긴 후 연장전에서 승부를 보거나 1골 이상을 넣어 승리해야 한다. 최소 1골은 넣어야 8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어느 때보다 전북의 공격진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다. K리그 최고의 공격진을 갖춘 전북에 멀티골 승리 혹은 멀티골 무승부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전북은 베이징전을 제외한 5월에 열린 4경기에서 모두 멀티골을 넣어 승전보를 전한 바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도 만들었다. 전북이 가지고 있는 공격 본능을 최대한 살린다면 다득점은 충분히 가능하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부상으로) 없을 때에도 에두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반드시 1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상대의 단점 및 약점을 파고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당연히 우리가 8강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다. 원정이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선수들이 있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8강에 진출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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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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