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타' 장종훈, 강민호 맥뚫은 신의 한 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5.20 06: 49

작년 12월, 정든 고향팀을 떠나 처음으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된 장종훈 타격코치는 2015시즌 목표로 "강민호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5월, 장 코치는 약속을 지켰다.
강민호는 19일 현재 타율 3할3푼1리 12홈런 3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포수 가운데 타격이 가장 좋은 수준을 넘어 KBO 리그 가장 무서운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거듭난 강민호다. 많은 이들이 강민호 부활의 비결을 궁금해하는 가운데 선수 본인은 "모두 장종훈 코치님 덕"이라고 말한다.
강민호의 말은 이렇다. "(지난 2년 동안) 변화구에 워낙 많이 속아서 무게중심을 뒤에 놓고 타격을 하고 있었다. 장 코치님께서 '그렇게 하지말고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투수 방향으로 친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딱 주효했다. 모두 코치님 덕분이다. 막힌 게 탁 뚫린 기분이다."

장 코치는 강민호의 부활에 누구보다 기뻐한다. 자신이 성과를 냈다는 것보다 아끼는 야구후배가 다시 웃는 얼굴로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더 흐뭇하다. 장 코치는 "요즘 민호가 야구장에 나오는 게 즐겁다고 하더라. 분위기가 좋아지니 편하게 하는 게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 코치는 자신이 기술적인 조언을 했다는 걸 먼저 드러내지 않았다. 강민호가 해준 말을 전하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작년 다른 팀에 있으면서도 민호가 (무게중심을 뒤에 남겨두고) 공을 하늘로 치는 걸 보고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올해 '투수 쪽으로 공을 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가면서 쳐봐라'고 조언을 해줬다. 감각이 있는 선수라 금방 자신이 습득을 하더라. 내가 손댄 건 없다"고 거듭 말했다.
장 코치가 강민호에게 처음부터 기술적인 조언을 한 건 아니었다. 지난 겨울동안 지켜보고, 또 시범경기 기간에도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개막 2연전이 지나고 바로 다음 일정인 잠실 LG전에서야 그제야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하며 쳐봐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제까지 강민호가 해왔던 방식을 존중하고, 최대한 선수가 먼저 문제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제 장 코치는 "민호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말한다. 장 코치의 다음 목표는 누구일까. 장 코치는 "손아섭 선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기술적으로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워낙 본인 루틴(습관)이 강한 선수라 지켜보고 있다. 5월 들어 많이 올라온만큼 곧 자기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cleanupp@osen.co.kr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